‘3·12 지역경제활성화 대책’ 문제점
정부가 12일 발표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은 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펼쳐온 규제 완화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해제된 그린벨트와 산, 농지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줄 테니 자금력 있는 민간이 들어와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120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공약을 이행하려면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수도권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기존 산업단지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는 상황에서 녹지 규제를 푸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보다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 혁신도시·산단 등 입주 부진한데… 투기만 부추길 듯
땅값 차익 노린 기업들에 특혜 의혹 제기될 수도
지역 요구 제대로 반영 않고 대선 공약 중심 추진
정부의 규제 완화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환경파괴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기업들이 산업단지나 혁신도시 등을 놔두고 그린벨트 해제지역이나 녹지를 선호하는 것은 향후 땅값 상승 가능성이 높아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실장은 “지자체 건의라는 게 통상 지자체장과 이장의 의견이지 실제 사는 주민의 뜻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며 “특히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많아 추후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도의 15개 프로젝트와 56개 지역행복생활권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정부에서 미리 재원을 마련해 지역에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요구하면 선별해서 예산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대선 공약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현장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볼멘소리가 지역에서 나온다. 시·도 특화발전 프로젝트 15개 공약 중 11개가 대통령 지역공약이다. 지자체들은 2개 이상의 특화사업 후보를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부산이 ‘영상’을 선택했는데 부산시민 중 얼마나 동의할까 의문”이라면서 “영상산업으로는 현 정권 3년 내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른 도시의 특화발전 프로젝트도 겉보기는 좋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프로젝트여서 실현 가능성도 의문스럽다. 오는 7월 최종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예산이 투입된다. 현 정부 임기를 고려하면 3년짜리 프로젝트라는 의미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5+2 광역경제권’도 정권 2년차인 2009년 확정했고 이행 도중 임기를 마쳤다. 이번 대책이 6월 지방선거를 고려한 보여주기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