첵스파맛에 이어 팥맛도 나왔다…괴식 마니아들의 반응은?

김은성 기자
첵스파맛 광고 영상. 농심 켈로그 제공

첵스파맛 광고 영상. 농심 켈로그 제공

봉지 개봉과 동시에 강렬한 파냄새로 시리얼 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그 맛. 우유에 말아먹으면 ‘환장할 맛’을 경험하게 된다는 증언이 잇따라 파국을 맞은 그 맛. 2004년 첵스초코 홍보를 위해 진행한 ‘첵스 초코나라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후 16년만에 등장해 품절대란을 일으키고 사라진 ‘첵스파맛’의 후속 제품이 나왔다. 전라북도 고창의 팥을 사용한 ‘첵스팥맛’이다.

농심 켈로그 첵스팥맛에 대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것) 후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오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K-팝을 활용한 첵스팥맛 광고가 화제다. 이달 4일 제품 출시(한정판매)와 함께 공개된 유튜브 광고에는 ‘할미넴’이라 불리며 힙합 예능에서 랩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64년차 배우 김영옥씨가 모델로 나와 외국인 DJ와 제품을 유쾌하게 소개한다. 김씨는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다.

■파맛 추억 소환하는 어른이들 “파맛이 먼저 나온게 신의 한수”

고창을 배경으로 김영옥씨가 ‘Do you know K-팥?’(케이팥을 아십니까?) 이라고 물으며 시작된 광고는 아이팟과 힙합, 핫스팟, 파티 등 2030세대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를 모두 팥으로 개사해 웃음을 준다. “핫스팥 찾는 다면 이리와 보여줄게, 전 세계 놀라게 할 빅팥”, “첵팥·힙팥·K팥” 등 재미있고 중독성 있는 랩으로 첵스팥맛에 담긴 전통성을 현대적이고 재치 있게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고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부문으로, 김영옥씨가 “이번엔 맛있어” 라고 말하며 광고가 끝난다. 소비자들은 파맛의 실패를 유쾌하게 인정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본인들의 끈질긴 요청에 16년만에 제품으로 탄생했으나 온갖 ‘괴식’ 열전에 시달리다 벌칙 음식으로 쓰이며 ‘웃픈’ 상처로 남은 것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댓글도 있다. “이번엔 맛있어라는 말이 가슴을 후벼판다”, “파맛 실패 인정 리스펙”, “오늘도 시리얼을 먹으며 인생을 배운다”, “파맛보다 맛있어 정말 다행이다”, “파맛이 먼저 나온 게 신의 한수였다. 이제는 그 어떤 것이 나와도 파맛보다 맛있을 것 같다”는 등의 팬슈머(팬덤과 소비자의 합성어)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첵스팥맛 광고 영상. 농심 켈로그 제공

첵스팥맛 광고 영상. 농심 켈로그 제공

농심 켈로그 관계자는 “고객의 요청으로 첵스파맛을 출시해 마케팅으로는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몰이를 했지만 맛으로는 기대에 충족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소비자들의)의견을 감안해 광고에 넣었다”며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재미도 주고 브랜드를 더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집나간 첵스파맛 손자를 기다리며 할머니가 만든 슴슴한 팥죽맛”

첵스팥맛 출시는 첵스파맛 마케팅 성공이 원동력이 됐다. 작년 6월 파맛 출시 후 해외에서도 보도가 되며 괴식 열풍이 일었다. 소비자들은 또 다른 재미를 기대하며 민트초코, 커피맛, 고구마맛 등의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파에 연관되면서 레트로 트렌드에 어울리는 ‘팥’을 선택했다고 한다. 국내산 팥 100%를 사용해 팥의 풍미를 담고, 새알심을 연상시키는 하얀 마시멜로우를 넣어 단팥죽과 같은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NS에 등에 올라오는 내돈내산 후기를 보면 무난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집나간 파맛첵스 손자를 기다리며 할머니가 만든 팥죽맛”, “두유에 말아먹으니 완전 팥빙수”, “슴슴한 비비믹 맛으로 단 음식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잡귀도 떨어져 나갈 맛” 등 파맛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앞서 첵스파맛 출시 당시 파김치·파감자수프·파전 등의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였던 소비자들은 이번에도 각종 토핑과 함께 팥빙수·팥죽·팥칼국수·호두빵으로 만들어 먹기 등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공유하고 있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최근 레트로 감성에 빠진 2030세대의 입맛을 잡고 시리얼을 먹지 않는 4050대로도 연령을 넓히고자 첵스팥맛을 선보였다”며 “이번에도 소비자들이 팥맛으로 다양한 요리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밈(meme·인터넷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유행해 판매 추이를 보고 향후 상시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첵스파맛과 첵스팥맛 상품.  농심켈로그 제공

첵스파맛과 첵스팥맛 상품. 농심켈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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