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전망 마주한 페이스북… 메타버스 갈 길 먼데, 사용자들은 흥미 잃었다

이윤정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28일(현지시간) ‘메타’로의 사명 변경을 알리는 화상 행사에서 메타버스 속 자신의 아바타와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28일(현지시간) ‘메타’로의 사명 변경을 알리는 화상 행사에서 메타버스 속 자신의 아바타와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올인’한 메타(옛 페이스북)의 주가가 2일(현지시간) 시간외거래에서 20% 이상 떨어졌다. 미국 뉴욕 증시 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가까운 성적이다. 메타버스의 수익성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는데, 젊은 사용자들은 점차 페이스북에 흥미를 잃어가면서 메타는 암울한 전망을 마주했다.

메타는 2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올해 1분기 전망치를 공개했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36억7000만달러(40조7070억원)였으나 순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4분기 순이익은 102억9000만달러(12조4400억원)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109억달러)보다 적었다. 전년 동기(112억2190만달러)와 비교하면 8% 감소했다.

자료: 팩트셋,FT

자료: 팩트셋,FT

사그라들고 있는 페이스북의 인기는 수치로 나타났다. 일일 활성 사용자수는 19억3000만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9억5000만명을 밑돌았다. 사상 처음으로 일일 활성 사용자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줄었다. 메타는 경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에 맞서 릴스(짧은 영상) 등에 투자를 하며 젊은 사용자들의 유입을 늘리려 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실적에 메타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22%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3일 개장 이후에도 이같은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메타의 시가총액 중 1750억달러(211조원) 가량이 증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향신문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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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이익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메타버스 사업 투자다. 지난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변경할 만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마 늘어난 투자만큼 수익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증강·가상현실(AR·VR) 사업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의 지난해 순손실은 102억 달러(12조3300억원)에 달했다. 전년 손실액(66억달러)을 훌쩍 뛰어 넘었다.

메타의 경영 환경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지난해 애플이 앱 개발자의 이용자 데이터 수집 정책을 바꾸면서 메타는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메타는 이외에도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광고주의 비용이 늘어난 점이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에 비해 360억달러(약 43조원) 늘어났기에 메타의 부진은 투자자들의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메타는 1분기 매출이 270억~29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의 시장 전망치 310억5000만달러를 크게 밑돈다. 영국 금융서비스회사인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분석가 로라 호이는 “저커버스 CEO는 현실 세계가 가상 현실로 대체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운 4분기 결과로 ‘메타버스 버블’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의 방향은 명확하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 완벽하게 정의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메타버스 투자 의지를 다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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