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 논의서 밀려난 시민사회 “위기 극복하려면 확장재정 필요”

이창준 기자
공공운수노조,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통의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새정부의 재정은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공공운수노조,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6일 서울 통의동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새정부의 재정은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정부가 7일 열린 국가재정전략 회의에서 그간 관행과는 달리 민간 전문가를 발제자로 초빙해 회의를 진행했다. 다만 정부가 섭외한 민간 전문가는 기업인과 학계 관계자로만 구성돼 있어 정부가 노동계나 시민사회 단체 목소리를 배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기존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과감한 지출 확대를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전날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재정전략회의의 특징은 민간 전문가가 많이 참여한다는 점”이라며 “이전 회의에서 민간 전문가는 토론자로 참여했지 발제자로 참여하진 않았는데 이번엔 민간 전문가가 직접 발제하고 이에 대해 국무위원과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토론하는 포맷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날 초빙한 민간 참석자는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이수만 SM 총괄프로듀서, 하정우 네이버AI랩 연구소장 등 재계나 학계 인사로만 구성돼 있다. 노동계나 시민단체는 회의 참석은커녕 일정조차 통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성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실장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이미 4월에 예산 관련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따로 의견을 묻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신들의 재정운용 기조와 반대 입장을 가진 인사들을 배제하면서 복지나 노동 등 사회안전망 축소와 관련한 목소리가 사실상 회의에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 실장은 “정부는 열린 회의라고 했지만 브리핑을 제외하면 실제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알기 어려운 닫힌 회의”라며 “사실상 기업에만 열린 회의로 진행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복지2팀장은 “향후 5년 예산의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노동자를 뺐다는 건 정부가 그만큼 그 정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근로자의 권익 등 부분에 대해서는 고용 관련 참여하시는 학계분들이 균형감 있게 얘기해 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기후위기나 복지 사각지대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긴축이 아닌 확대 재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으로 한국 경제, 특히 민생 경제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충분한 재정 운용으로 사회 복지 안전망을 강화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성명문을 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고 경제, 고용 충격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방역, 일자리나 생계 지원과 같은 코로나19 관련 지출은 더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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