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키운 카카오, 둔한 관리 능력 드러나…불편 넘어 ‘불신’

이재덕·최인진·심진용 기자

서버 62%정도 복구…회사 측 “완전 정상화 시기 알 수 없어”

같은 건물의 네이버·IBM클라우드는 수시간 내 복구 ‘비교’

이용자들, 메신저 갈아타기…‘전 국민 서비스를 독점’ 비판도

<b>현장 감식…‘전기실 배터리 주변서 발화’ 잠정 결론</b> 카카오 등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데이터센터에서 16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전날 발생한 화재 현장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 감식…‘전기실 배터리 주변서 발화’ 잠정 결론 카카오 등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데이터센터에서 16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전날 발생한 화재 현장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지난 15일 경기 판교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핵심 서비스들이 접속 장애 등을 일으켰으나 16일 오후까지 62%만 겨우 복구하는 등 큰 차질을 빚었다. 그동안 몸집 불리기 위주로 급성장해온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간 사용자 4743만명을 넘는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민간기업에 일방적으로 맡겨놓아선 위험하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양현서 카카오 대외협력실장(부사장)은 이날 오전 SK C&C 판교캠퍼스 B동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판교 데이터센터에 3만2000대 정도의 서버가 있다”며 “그중에 1만2000개 정도가 복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2만대(62.5%)까지 서버를 복구했다고 전했다.

양 부사장은 “판교 데이터센터가 가장 메인”이라며 “복구가 언제 될지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안양 등 전국 4군데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고 있는데, 판교 데이터센터에 대다수 서버가 들어 있다.

덩치만 키운 카카오, 둔한 관리 능력 드러나…불편 넘어 ‘불신’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날 오후 3시19분쯤 화재가 발생해 8시간여 만인 오후 11시46분쯤 진화됐다. 네이버, IBM클라우드 등도 입주해 있지만 대부분 복구했거나 복구 중이다. 네이버의 경우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서 검색·쇼핑·뉴스 등 서비스 일부에서 오류가 발생했지만,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해 수시간 만에 모두 복구했다.

카카오톡은 화재 직후인 전날 오후 3시30분쯤부터 장애가 이어져 약 10시간을 넘긴 후에야 일부 기능을 겨우 살렸으나, 사진·동영상 등은 전송이 막혔다. 이 밖에도 포털 다음의 ‘실시간 뉴스’, 카카오T의 ‘택시 호출’ 등의 오류가 이어졌다. 이는 카카오톡이 시작된 지 12년 만에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이다. 앞서 지난 4일에도 20분간 접속 오류를 빚었다. 홈플러스와 마켓컬리, 스타벅스 등 유통업계에도 카카오톡 문제로 카카오페이 결제와 배달주문 서비스 등에 차질이 빚어져 소비자 불편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가 2010년 창사 이래 메신저부터 포털 다음과 멜론 인수, 카카오택시 등 다방면으로 몸집을 불려왔으나, 정작 핵심인 데이터 관리는 한 바구니에 담은 실책이 이번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용자들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의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메신저로 옮겨가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카카오 등이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언론 공지를 통해 밝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화재 현장을 찾아 “중요한 부가통신 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들을 적극 검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소방당국 등 관계자 10명은 이날 오전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화재가 최초 발화된 것으로 보이는 A동 지하 3층 전기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1차 감식 후 화재가 전기실 내 배터리 주변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불이 난 전기실 내부에는 배터리를 보관하는 5개 선반(랙)이 있는데 화재 당시 이 선반에서 불꽃과 연기가 계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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