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디스인플레 시작됐다”···베이비 스텝으로 보폭 축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난해 본격화한 고물가 상황 이후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 상승률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까지 확대됐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보폭은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좁혀졌고, 앞으로 한두차례 추가 인상 후에는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연 4.50~4.7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근 16년 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고, 현재 연 3.5%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벌어졌다. 다만 금리인상폭은 평소 수준인 0.25%포인트로 회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소비와 생산 측면에서 완만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노동시장도 견고하다”며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은 완화했지만 여전히 상승 국면”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지기보다는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물가를 목표 수준을 낮추기 위해 긴축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봤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논의했다”면서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속도조절 국면에 들어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할 동기나 욕구가 없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진다면 연준은 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 “올해 들어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과 주요국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최근 수출 부진 지속 등 실물 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긴축완화 기대감에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떨어진 1220.3원으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10개월만에 최저치다. 코스피는 0.78%, 코스닥은 1.82%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