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저하고’ 관측 우세…공급망 병목·G2 갈등 주요 변수

정원식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의 새해 전망

개미 매수세 둔화됐던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박스권 이어갈 듯
올해 코스피 상단 3300~3450선, 하단은 2610~2950으로 예상
유망업종 ‘반도체’ 한목소리…자동차·2차전지·미디어 등도 기대

지난해 증시는 연초에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고 6월에는 3300선마저 넘었으나 하반기 들어 대내외 리스크들이 겹치면서 지루한 박스권에 접어들었다. 코스피는 2020년 30.8% 올라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지수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상반기에도 14.7% 오르면서 G20 중 6위였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18위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증시를 떠받쳐온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약화하며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상태다.

경향신문이 2일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5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2022년 증시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불확실성 속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난해와는 달리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1월까지가 강세장이었고 이후로는 사실상 횡보였다”면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 글로벌 공급난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신흥국 경기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경제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미·중 마찰 격화 같은 요인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3300~3450으로, 하단을 2610~2950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뒤 하반기에 반등하는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에 대한 실망감, 실적 전망 하향조정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4분기부터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와 함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 미 연준 긴축 가속화,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정상화 지연 우려가 있으나 향후 경제 정상화와 탄탄한 기업 실적 등을 바탕으로 ‘상저하고’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하반기가 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지산 센터장은 “하반기에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불확실성 요인이 부각될 수 있고 미·중 마찰 격화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상고하저’를 예상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코로나19 상황과 공급망 병목 현상 완화 여부가 2022년 금융시장 향배를 결정지을 열쇠”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면서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학균 센터장은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이나 대만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지정학적으로 불안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각자도생의 지정학이 비용을 높이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11월 미국 중간선거, 10~11월 중국 20차 공산당대회가 있고 프랑스와 브라질도 대선이 예정돼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체제 정비와 대내외 결속 강화를 일단락지으면서 여러 의제를 두고 갈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유망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공급망 병목과 업황 악화 전망 등으로 지난해 부진했으나 올해 병목 현상이 완화될 경우 최대 수혜 업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자동차, 2차전지, 미디어, 호텔·레저, 의류, 건설 등도 올해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가 증시 흐름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센터장은 “대선이 국내 증시의 흐름을 바꾼 적은 없다”면서 “다만 산업별로 일부 업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큰 방향을 바꿀 만한 거대담론은 찾기 힘들지만 대선 후보들이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를 배려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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