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감산’ 기대감…삼성 주가, 외려 상승

이윤정·권정혁 기자

반도체 ‘다운사이클’ 진입 우려 속

소비심리 위축, 가전 등 실적 부진

업계선 “이익 개선 나설 것” 전망

3거래일 연속 올라 ‘6만전자’ 눈앞

‘메모리 감산’ 기대감…삼성 주가, 외려 상승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급감하며 반도체 혹한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전자기기 수요 감소에 따라 주력인 반도체를 필두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전 사업부에 걸쳐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 부문이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 부진이 실적충격의 주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수요산업인 PC, 스마트폰 등 개인용 전자기기 소비가 줄어들고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서버용 시장의 성장 폭도 축소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품 단가 하락도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전년 대비 18.9%나 가격이 떨어진 D램 단가는 올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이 ‘다운(하락)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 속에 올해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으로 불린다. 한 사이클은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다가, 주기가 끝날 무렵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을 통해 재고를 줄이고 이익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업체들이 속속 감산과 투자 축소를 결정했으나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형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자체가 대량생산으로 재고를 쌓아두고 사업을 펼치는 형식이라 경기에 민감하다”면서 “다만 향후 감산을 하게 된다면 인력 채용이 줄고 명예퇴직도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 종전 4~5년 주기에서 2~3년 주기로 짧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의 무게중심이 소비자용 제품에서 서버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졌고, 기업들은 불황기에도 투자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산업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시장이 부침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 상승 곡선을 이룰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시장이 주춤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일 삼성전자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1.37% 오른 5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나갔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실적에 비교적 둔감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대신 메모리 반도체 감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올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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