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대우 파산신청···‘세계경영’ 신화 역사속으로

옛 대우그룹의 본산이던 (주)대우가 지난 25일 법원에 파산신청을 내고 청산작업에 들어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세계 경영’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내 기업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던 대우의 ‘신화’가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된 것이다.

(주) 대우 파산신청···‘세계경영’ 신화 역사속으로

◇청산절차만 남아=1999년 8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으로 선정된 (주)대우는 2000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 대우건설, (주)대우 등 3개 회사로 분할됐다. 당시 (주)대우에서 회생의 가능성이 있던 무역부문을 대우인터내셔널로, 건설부문을 대우건설로 분리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대신 악성부채와 부실자산을 넘겨받은 (주)대우는 20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청산을 위한 잔존법인으로 남게 됐다. 이후 (주)대우는 소규모 인원만 남아 중국 상하이 대우센터 및 베트남 현지법인 등 해외법인의 지분과 자산을 매각하고 매출채권을 회수하면서 자산정리작업을 해왔다.

(주)대우 관계자는 “자산회수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판단에 따라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면서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남은 자산에 대한 회수작업 및 채무정리를 완료한 뒤 법인을 해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대우의 파산신청에 따라 대우건설이나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작업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등은 그동안 (주)대우 해외법인 채권단으로부터 우발채무에 관한 배상요구를 받아왔다. 현재 (주)대우의 대표이사는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맡고 있으며 각 사에서 파견된 1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영욕의 (주)대우=(주)대우(옛 대우실업)는 1967년 김우중 전 회장이 5명의 직원과 함께 창업한 섬유수출 전문회사였다. 보잘것 없던 작은 회사가 30년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김회장이 이끈 ‘세계 경영’이 그 바탕이 됐다. 국교도 수립되지 않았던 동구권이나 아프리카 등지에는 대우맨이 가장 먼저 진출해 있을 정도로 탁월한 네트워킹 능력은 98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 589개의 해외법인 및 사업장 진출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대우는 98년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1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대우그룹 성장과정에서 (주)대우는 세계 경영의 상징이자 본산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대우의 외형적 성장은 무리한 차입에 따른 확장경영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던 대우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렸다.

6년 가까이 해외를 떠돌다 지난해 귀국한 김회장은 분식회계, 횡령,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으며, 세계 경영의 ‘돈줄’ 역할을 하던 (주)대우의 당시 경영진인 장병주·강병호 전 사장, 김영구 전 부사장, 이상훈 전 전무 등 상당수 임원들은 수십조원의 추징금은 물론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법의 심판’을 받았다.

〈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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