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폰만 쓰냐고요? 요란하게 티내지 않고 장애인을 배려하니까요”

조미덥 기자

애플이 지난 5월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한 기능들. 왼쪽은 ‘사인타임’이라는 수어통역 서비스. 우선 미국, 영국, 프랑스 수어를 제공하고 향후 해당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오른쪽은 보이스오버 기능으로 사진 속 인물에 대해  ‘갈색 머리를 한 사람이 오른쪽을 보고 있다’고 설명해준다. 애플 뉴스룸

애플이 지난 5월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한 기능들. 왼쪽은 ‘사인타임’이라는 수어통역 서비스. 우선 미국, 영국, 프랑스 수어를 제공하고 향후 해당 국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오른쪽은 보이스오버 기능으로 사진 속 인물에 대해 ‘갈색 머리를 한 사람이 오른쪽을 보고 있다’고 설명해준다. 애플 뉴스룸

“내가 애플 아이폰에서 할 수 있는 것과 비장애인이 아이폰에서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있어선 안 된다.”

애플 ‘보이스오버’(화면을 말로 설명해주는 기능) 팀원이자 시각장애인인 팀 허드슨이 지난해 7월 애플 뉴스룸 인터뷰에서 애플의 장애인 접근성 기조를 한마디로 압축해 한 말이다.

29일 경향신문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애플의 기능 업데이트를 모아보니, 다수의 새로운 기술이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해 쓰였다. 보이스오버는 영수증의 결제 내용과 사진 속 인물을 묘사하는 단계까지 진화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아이폰12 프로엔 라이더 센서를 탑재해 다른 사람이 가까이 왔을 때 부딪히지 않도록 미리 알려준다.

‘소리인식’ 기능은 화재 경보, 초인종, 노크, 아기 울음 등 12개 소리를 인지해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 서비스도 시작했다. 눈 깜빡임과 안구 움직임만으로 아이패드를 작동시키고, 애플워치를 터치하지 않아도 착용한 손의 근육을 움직여 작동시킬 수 있다.

이 기능들은 장애인을 위해 만들었지만 사실 약시, 난청, 노인 등 장애 스펙트럼의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과 비장애인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어폰을 사용 중인 비장애인이 소리인식 기능을 켜서 아기 울음이나 화재 경보를 인식할 수 있다. 애플워치 ‘한손 작동’ 기능은 다른 손으로 우산을 쓰거나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을 때 유용하다.

시각장애인 하유리씨(33)는 아이폰을 쓰는 이유에 대해 “애플은 ‘장애인을 배려했다’고 요란하게 티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애인에게 편한 기능을 제품에 녹여 놓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는 업체들보다 장애인 접근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었던 면도 있다. 이병돈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대표는 “외국에서 만난 시각장애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아이폰을 사용했다”며 “우리나라 제품도 기술력은 뒤지지 않을 텐데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속상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쓰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제품보다 시각장애인용 ‘해뜰폰’이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주관해 저소득층에게 보급하는 ‘시청각장애인용 TV’처럼 장애인 전용 제품을 만드는 데 익숙하다. 냉장고 앞에 서면 센서가 인식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등 장애인에게 유용한 기능이 있어도 값이 비싼 제품에만 적용돼 장애인의 실질적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병돈 대표는 “한국 기업들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게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고령 사회 대비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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