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시작할지 모를 ‘재건축’ 기대감 줄어들고…규제 적은 ‘아파트 리모델링’ 전국 열풍

류인하 기자

초과이익제·용적률 제약 없고

공사∼입주기간도 짧아 ‘주목’

작년 94개 단지 조합 설립 마쳐

1군 건설사들 수주 경쟁도 치열

언제 시작할지 모를 ‘재건축’ 기대감 줄어들고…규제 적은 ‘아파트 리모델링’ 전국 열풍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리모델링이 주택 공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990년 중후반 용적률을 최대로 받아 지어진 구축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움직임이 활발하다. 16일 한국리모델링협회와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완료한 아파트 단지는 총 94개 단지(7만889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 58개 단지(4만3155가구) 대비 60% 이상 늘었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들은 단지 면적 대비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의 실익이 크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서정태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 회장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재건축을 하려면 용적률과 대지지분을 살펴봐야 하는데 용적률 200% 이하, 세대별 대지지분 49.59㎡ 이상은 돼야 재건축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대부분의 단지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는 1988년 지어져 재건축 연한(30년)을 초과했지만 주민 동의 70% 이상을 얻어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 단지는 13·15층 6개동 656가구로 용적률 228%, 건폐율 17%다. 재건축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실익이 없다. 재건축 용적률은 최대 300%를 넘을 수 없는 데다 단지 주변으로 동자초, 자양 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있어 학교 일조권 확보 문제로 고층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이 단지는 오는 2024년 3월 2째주까지 주민 이전작업을 마치고 약 39개월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27년 입주할 예정이다.

리모델링이 최근 들어 급증한 데는 재건축에 비해 각종 제약이 적다는 데 있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후부터 추진이 가능하다. 또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만 초과이익 환수제 대상이 아니다. 지구단위구역을 제외하면 용적률 제한이 없는 점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추진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조합설립인가, 시공사 선정, 안전진단, 건축위원회 심의, 분담금 확정 총회, 이주 및 2차 안전진단까지 총 기간도 재건축에 비해 현저히 짧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1군 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 사업 등을 접고 국내 주택시장에 적극 뛰어든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의 송파성지, 대치현대1차, 자양우성1차, 목동2차우성, 신정쌍용, 마포 밤섬현대, 수지현대, 산본 율곡주공3차, 광명 철산한신 등은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쌍용건설, 롯데건설 등 1군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대형건설사들이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리모델링 시장에도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모델링이 완전히 ‘대세’로 자리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신규물량 공급계획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리모델링에 비해 재건축이 현재 실익이 없어 리모델링 추진단지가 늘었을 뿐 향후 재건축 완화 등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재건축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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