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규제완화 기대감에 집값 하락세 주춤…서울은 이미 ‘반전’

송진식 기자

대선 이후 지표들 완만한 오름세…‘재건축’이 상승 전환 주도

양도세 중과 유예 등 현실화 가능성 관망…거래절벽은 계속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을 필두로 집값이 차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을 필두로 집값이 차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대출규제 강화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집값이 대선 이후 차츰 오름세를 회복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 집값의 향방을 결정할 최대 변수로 꼽았던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다. 규제에 가장 민감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먼저 반응했고, 상승 기대감은 점차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부동산 가격의 흐름을 짐작해볼 수 있는 매매·전세가상승률, 수급동향 등 지표들은 몇주째 완만하게 상승 중이다. 다만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거래절벽’ 현상은 대선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업계는 가격의 경우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더라도 실제 매매거래는 각종 규제 완화가 이행되는 시점인 차기 정부 출범 이후부터 차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서울 아파트값 상승전환 ‘눈앞’

3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4주(3월28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시계열 자료’를 보면 전국 기준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0%로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주 마이너스0.01%의 하락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전국 아파트값이 보합전환된 건 2월 3주 이후 6주 만이다.

수도권도 등락폭이 지난주 -0.03%에서 이번주 -0.02%로 줄었다. 서울은 -0.01%로 지난주와 동일했다.

집값의 ‘풍향계’로 통용되는 서울 아파트값을 보면 하락을 기록하긴 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반전됐다. 권역별로 보면 동대문·중랑·도봉·노원 등이 있는 동북권(-0.02%)만 하락폭이 지난주와 동일했고, 나머지 지역은 하락폭이 줄거나 보합·상승전환했다. 용산구가 청와대 이전 논의에 따라 0.01%로 상승전환하는 등 도심권은 보합전환(-0.02%→0.00%)했다. 은평·서대문·마포가 속한 서북권도 하락폭(-0.03%→-0.01%)이 줄었다. 양천·구로·관악 등이 속한 서남권도 하락폭(-0.02%→-0.01%)이 줄었고,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은 8주 만에 가격이 상승전환(0.00%→0.01%)했다. 대선 직후 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결과다.

민간지표에선 서울 아파트값이 재건축 주도 아래 이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부동산R114의 집계를 보면 3월 4주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0.01%(전주 0.00%) 올랐다. 재건축이 0.05% 상승했고, 일반 아파트는 보합(0.00%)으로 집계됐다. 통상 한국부동산원의 시세반영이 민간 집계보다 2~3주가량 늦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집계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전환이 임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0.03%→-0.02%)의 하락폭이 줄어든 가운데 1기 신도시들이 속한 지역에서 특히 하락폭 감소가 눈에 띈다.

1기 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0.16%→-0.07%), 성남 분당(-0.01%→0.00%), 군포(-0.03%→-0.01%) 등에서 하락폭이 줄었다. 고양 일산동은 상승전환(-0.01%→0.03%)했고, 일산서(0.02%→0.03%)는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세가격도 전국(-0.02%→-0.01%), 수도권(-0.04%→-0.04%), 서울(-0.03%→-0.02%) 등 하락폭이 꺾이는 추세다.

새 정부 규제완화 기대감에 집값 하락세 주춤…서울은 이미 ‘반전’

■ 차기 정부 ‘대출규제 완화’에 쏠린 눈

아파트 가격 흐름의 반전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신고기한이 끝난 2월의 거래량은 795건으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신고기한이 남은 3월도 663건으로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호가 및 거래가 상승, 매수심리 회복 등엔 영향을 주고 있지만 실제 거래량이 회복되려면 규제 완화라는 구체적인 정책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재건축이나 부동산세제 규제 완화의 경우 법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많기 때문에 차기 정부 출범 후 규제 완화의 실현 여부를 놓고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일정부분 거래 활성화를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 보유세 부담을 가진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열어줌과 동시에 시장 내 매물증가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윤 당선인은 공약에서 양도세와 함께 일명 ‘거래세’로 통하는 취득세 인하 방침도 언급한 바 있다.

양도세 유예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만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면 해당 매물을 수요자들이 매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그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 최대 관건은 거래절벽을 이끈 원인으로도 지목되는 대출규제를 언제 완화할 것인가다. 윤 당선인은 생애 최초 구매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상향, 규제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LTV 비율 동일 적용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인수위가 “폐지 내지는 축소하겠다”고 밝힌 임대차보호법 개정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부 매도층이나 실수요층에서는 임대차법에서 규정하는 ‘2+2’ 형태의 계약갱신청구권 때문에 매수인의 실거주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문제제기 중이다.

임대차법 개정 문제는 아파트값과 연동되는 전세가격 상승이나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기’와도 관련이 높아 개정이 실제 이뤄질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