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 4개 은행 및 한국부동산원과 전세사기 방지를 위한 시범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부터 시범사업을 해 온 우리은행까지 포함에 전세사기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시중 은행은 5개로 늘어났다.
이번에 체결한 업무협약은 지난달 발표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의 후속조치로,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하기 전 임대인이 선순위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통상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시점에는 확정일자만 부여된다. 이후 임차인이 해당 집으로 이사 및 전입신고를 하면 다음날 0시부터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생긴다.
문제는 전입신고 후 다음날까지 비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생기기 전 단 몇 시간 사이 임차인 몰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결국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도 공백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이 공백을 은행이 대신 메워주는 것이 핵심이다.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생기기 전이라도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한국부동산원이 제공하는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하고, 임차인의 보증금을 감안해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에 협약을 체결하는 4개 은행(전국 3217개 지점)은 오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시범사업을 개시한다. KB국민은행이 우선 시작하며, 신한·하나·NH농협은 7월부터 개시한다. 한국부동산원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의 임대차정보를 은행에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연계를 추진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임차인 대항력의 효력이 다음날 자정에 발생되는 점을 악용한 전세사기가 더 이상 발 붙이지 않도록, 은행들이 대출심사 과정에서 확정일자 부여나 임차보증금 등을 철저히 확인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