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반달가슴곰 DMZ서 포착…3년 전 새끼 발견 후 2년 연속 확인

이혜리 기자

야생 개체 여부 확인 계획

지난해 8월21일 비무장지대 한 지역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성체의 모습. 환경부 제공

지난해 8월21일 비무장지대 한 지역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성체의 모습. 환경부 제공

비무장지대(DMZ)에서 반달가슴곰의 생생한 모습이 포착됐다. 2018년 새끼가 처음 발견된 후 이번엔 2년 연속 포착된 것이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DMZ 동부지역 생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인센서카메라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을 2년 연속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비무장지대 군부대에서 보안 검토 등을 거쳐 보내온 202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의 무인센서카메라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0년 4월16일 한 지역에서 반달가슴곰 성체 1마리가 포착됐다. 같은 해 5월29일에는 다른 지역에서 성체 1마리가 무인센서카메라에 찍혔다. 지난해 4월21일 또 다른 지역에서도 성체 1마리가 포착됐으며, 이 성체는 같은 장소에서 8월21일, 다른 장소에서 6월1일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2018년 10월12일 무인센서카메라에 생후 8~9개월의 어린 새끼 반달가슴곰이 포착됐던 장소와 지난해 성체가 포착된 장소는 직선거리로 6.2㎞ 떨어져있다. DMZ에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으리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실제 모습이 생생하게 찍힌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연구진은 “2018년도의 어린 개체와 지난해의 성체가 동일한 반달가슴곰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비무장지대 내부에서 행정구역을 넘나들며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2020년 5월29일 비무장지대 한 지역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성체의 모습. 환경부 제공

2020년 5월29일 비무장지대 한 지역에서 포착된 반달가슴곰 성체의 모습. 환경부 제공

반달가슴곰은 일제강점기 때 남획·밀렵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훼손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환경부는 1998년 반달가슴곰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복원사업을 통해 보호하고 있다. 2001년 지리산 일대에서 5마리로 시작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현재 70여마리로 늘어나 지리산과 덕유산, 수도산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에 비무장지대에서 확인한 반달가슴곰이 복원이나 사육된 개체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전문가·군 관계자와 논의를 거쳐 야생 개체인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비무장지대에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반달가슴곰의 서식이 확인돼 앞으로도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계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이곳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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