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손잡는 인텔…유럽에 10년간 110조원 투자

조미덥 기자
2017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컴퓨터쇼의 인텔 전시장에 설치된 로고. 하노버/로이터연합뉴스

2017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컴퓨터쇼의 인텔 전시장에 설치된 로고. 하노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해 800억유로(약 1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영역을 개척하려는 인텔과 대만·한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 국가들의 의사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유럽 반도체 투자의 세부 계획을 밝혔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약 23조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아일랜드에 120억유로(약 16조4000억원)를 들여 생산시설을 확장한다. 프랑스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이탈리아에는 반도체 포장 및 조립시설을 건설한다. 폴란드의 실험 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핵심 시설인 독일 공장은 2023년 상반기 짓기 시작해 2027년 생산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이 자율주행차 등 차량용 반도체에 큰 관심을 두고 폭스바겐, 벤츠, BMW 등 완성차 제조사가 몰려 있는 독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의 투자는 스페인에서 폴란드까지 유럽연합(EU) 전체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더 조화롭고 탄력 있는 공급사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반도체 자립 정책에 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EU는 지난달 EU반도체칩법을 제정해 반도체 부문에 공공과 민간이 43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유럽 내 반도체 생산이 전 세계 생산량의 20%(현재 9%)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유럽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도 유럽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TSMC와 삼성전자에게는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고객사가 몰려 있는 미국에 비해 유럽 공장을 지을 유인이 약하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기술적으로 TSMC와 삼성전자를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에 본사를, 유럽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에선 향후 파운드리 업계가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1%로 1위, 삼성전자가 18.3위로 2위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미세 공정 기술력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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