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2개 누가 쓰나 봤더니···KT 듀얼상품 25만 돌파 “워라밸 중시 2030이 절반”

KT 듀얼번호 요금제에 가입하면 하나의 폰에 카카오톡 2개를 설치하고,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 3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듀얼심을 활용해 전화번호 2개를 쓰기 시작한 뒤로는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두번째 번호만 알려준다. 카카오톡 회사 단체방에도 개인 사진을 노출하지 않을 수 있고, 중고품 거래할 때도 두번째 번호를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 20대 대학생 B씨는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여러 개 운영하면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해왔다. 개인번호가 이벤트 회사에 자주 노출되는 게 걱정되던 B씨는 최근 듀얼상품에 가입해 개인용 번호와 부캐(제2 캐릭터) 활동 번호를 따로 쓰고 있다.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전화번호를 쓸 수 있는 KT의 ‘듀얼상품(듀얼번호, 듀얼번호 라이트)’ 가입자가 11일 기준 25만명을 넘어섰다. KT는 특히 듀얼상품 가입자의 절반이 2030세대일 만큼 젊은세대에서 ‘두 개의 번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KT에 따르면, 지난달 KT의 무선 서비스 신규 개통자 중 듀얼 상품 가입자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e심을 이용할 수 있는 전체 단말기 중 10%의 이용자가 듀얼번호를 선택했다.

사실 기존에도 KT는 두 개의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투 넘버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기준 누적 가입자는 10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 1일 국내에 e심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KT는 듀얼번호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유심과 e심을 함께 이용하는 ‘듀얼번호(월 8800원)’와 e심을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에서도 2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듀얼번호 라이트(월 3300원)’다.

듀얼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 달 여 만에 10만명 이상이 가입하며 지난해 누적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고 KT는 설명했다. 듀얼상품 가입자 중 25%는 단말기 교체와 관계 없이 듀얼번호 또는 듀얼번호 라이트에 가입했다.

실제로 듀얼번호는 젊은층에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듀얼상품 가입자 중 50%는 2030세대였다. KT는 “일상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어하는 사회초년생이나, 다양한 취향을 당당히 즐기는 해당 세대의 니즈를 듀얼상품이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중고 거래, 주차 등 자주 쓰는 전화번호를 공개하기 난감한 상황일 때 듀얼번호를 쓰면 편리하다는 내용이 담긴 KT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1700만을 넘겼다. KT 관계자는 “최근 중고거래 등에서 노출된 개인번호가 피싱에 활용되는 경우가 사례가 나오면서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도 듀얼번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면서 “두 번째 번호는 약정이 없고 스팸 등에 번호가 노출 됐을 경우 바로 해지하고 새 번호를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현재 듀얼번호를 많은 고객들이 이용해 볼 수 있도록 약정 없는 요금제로 운영하고 있다.

KT는 듀얼번호 가입자가 연내 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출시된 아이폰14 역시 e심 기능을 지원하고 20대가 애플 제품의 주요 구매층인 만큼 연내 듀얼상품 가입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e심 요금제를 도입한 후 관련 상품 가입자가 늘고 있다며 커지는 듀얼번호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