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는 없다’…진격의 사과

이윤정·박은하 기자

빅테크 시총 4000조 증발 속 애플, 나홀로 3분기 최대 실적

매출액 901억·순이익 207억달러
월가 전망 상회…‘맥’ 매출 25%↑
“소프트·하드웨어 생태계 구축 덕”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쇼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사상 최대 3분기 이익을 달성하며 나홀로 웃었다. 외신들은 경기침체, 강달러 현상에도 애플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비결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점을 꼽았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올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이 901억5000만달러(약 128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이다. 순이익도 207억달러(약 29조원)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전년 동기 1.27달러에서 1.29달러로 늘었다.

애플의 3분기 실적은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의 매출 전망치는 889억달러였고, 주당 순이익 예상치는 1.27달러였다. 해외 경제매체들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전반의 실적이 암울한 상황에서 애플이 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은 물론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삼성전자까지 모두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3분기 효자 상품은 컴퓨터 제품인 ‘맥 제품군’이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15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93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했다. 올 3분기 아이폰 매출은 426억달러(약 6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시장 매출 전망치는 432억달러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외부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는 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는 물론 결제기능을 갖춘 ‘애플페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 TV+’ 등 자사 기기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 다만 공급망 문제는 향후 애플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NYT는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는 아이폰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규제로 애플은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강세가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판매 강세를 보였으며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스위처(switchers)’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이 시장 전망을 하회한 매출을 기록한 것은 고급 모델인 아이폰14 프로가 공급에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4분기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애플은 2020년부터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1년 새 빅테크 기업들 주가 폭락
메타, 시총 1조달러 → 2632억달러

한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1년 만에 시가총액이 4000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27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아마존, 테슬라, 넷플릭스, 애플 등 7대 기술주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27일 10조7358억달러에서 이날 7조6943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고 전했다. 1년 만에 3조415억달러(약 4328조원)의 시총이 증발한 것이다.

추락 속도는 메타가 가장 빨랐다. 메타가 시장 기대치에 밑도는 3·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이날 24.6% 폭락한 주당 97.94달러에 거래됐다. 1조달러가 넘었던 시가총액은 2632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업 가치가 1년 사이에 약 8000억달러(1132조원)가 쪼그라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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