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1위’ 티빙, 시즌 흡수합병…OTT 지각변동 생길까

이윤정 기자
‘토종 OTT 1위’ 티빙, 시즌 흡수합병…OTT 지각변동 생길까

CJ ENM이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KT의 시즌을 품었다. 1일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면서 티빙은 토종 OTT 1위 굳히기를 넘어 ‘글로벌 OTT 1위’ 넷플릭스에도 본격 도전키로 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반적으로 구독자가 줄고 있는 OTT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J ENM과 KT에 따르면, 이날 양사 OTT 서비스인 티빙과 시즌이 공식합병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 7월 합병 결정을 발표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월 합병을 승인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OTT 이름은 ‘티빙’을 유지한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이다. 티빙의 1대 주주는 CJ ENM이며, 옛 JTBC스튜디오인 스튜디오룰루랄라(SLL)가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시즌의 모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미디어그로쓰캐피탈제1호(JC파트너스)와 함께 티빙의 공동 3대 주주가 된다.

현재 양사는 통합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KT는 지난달 31일 공지사항을 통해 “시즌과 티빙이 12월1일 합병으로 기존 고객님께 제공되던 서비스는 12월31일자로 종료될 예정”이라며 “티빙 계정 등록은 12월1일 9시부터 가능하다”고 알렸다. ‘시즌 플레인’ 이용자는 ‘티빙 라이트’로, ‘시즌 믹스’ 가입자는 ‘티빙 베이직’으로 티빙 이용이 가능하다. 시즌에서 티빙으로 넘어오는 선착순 이용자에게는 상품도 증정한다.

시즌의 대표 콘텐츠인 <신병> <가우스전자> <얼어죽을 연애 따위> 등을 포함해 700여편이 티빙에서 제공된다. 시즌의 임직원은 원칙적으로 티빙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KT는 ‘개인 의사’를 고려해 KT그룹에서 계속 근무하는 선택지도 남겨 놓았다. KT는 콘텐츠 제작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을 재편하고, 모바일 기기와 IPTV 간 연계됐던 서비스 중 시즌의 공백으로 생길 수 있는 부분도 따로 챙기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서 티빙은 토종 OTT 1위 굳히기에 나선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9월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418만명을 기록해 ‘웨이브’를 제치고 처음으로 토종 OTT 1위로 올라섰다. 티빙은 지난 10월 MAU 431만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시즌(125만명) 사용자를 그대로 가져오면 티빙 MAU는 556만명으로 웨이브(416만명)와 100만명 이상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올해 10월 기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활성이용자 비교.    경향신문 자료

올해 10월 기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활성이용자 비교. 경향신문 자료

기세를 몰아 넷플릭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MAU는 1137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OTT업체는 늘어났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용 구독자는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또한 위기를 넘기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티빙·시즌 합병과 같은 통합이 아니면, 토종 OTT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토종 OTT로 주목 받았던 왓챠가 위기설에 휩싸였다. 올 10월 기준 왓챠 MAU는 54만명으로 8월(60만명) 대비 10%가량 줄었다. 왓챠는 웨이브를 비롯해 대기업 등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만 바라보고 OTT를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OTT를 선뜻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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