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권위원회’ 홍콩 떠나 광주로 온다

고귀한 기자

1986년 설립 대표 인권단체
중국 압박으로 어려움 겪다
‘5·18 발생 도시’ 적임지 판단

법률자원센터부터 순차 이전

아시아인권위원회(AHRC·Asian Human Rights Commission) 본부가 홍콩에서 광주로 이전한다.

13일 광주시와 광주국제교류센터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인권위의 광주 이전이 결정됐다. 현재는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인권위는 1986년 홍콩에 설립, 운영돼 온 아시아 대표 인권단체다. 인권 침해에 취약한 아시아 국가들에 관한 법률 등 각종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이어왔다.

아시아인권위가 이전을 결정한 것은 최근 홍콩 내 불거진 범죄인 인도법안 사태로 중국 측의 압박이 거세진 까닭이다. 아시아인권위는 금융 계좌가 동결되고 해외 단체와 교류 협력에도 제한을 받아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부 이전은 아시아인권위가 광주 국제교류센터를 통해 지난 5월 먼저 제안했다. 아시아인권위는 이전 결정에 앞서 다른 여러 나라와 도시를 검토했으나, 광주의 경우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곳이자 민주·인권 대표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임지로 판단했다. 아시아인권위 대표인 바실 페르난도(78·스리랑카 출신 변호사)가 2001년 광주에서 인권상을 받았던 영향도 있다.

아시아인권위는 자매 기관인 아시아법률자원센터(ALRC·Asia Legal Resource Center)부터 차례대로 이전하기로 했다. 상근 직원 10여명이 근무하는 아시아법률자원센터는 이르면 오는 11월쯤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임시 거처로는 국제교류센터 사무실을 이용한다. 인권위 차원의 건물 건립은 아시아인권위가 이전을 마친 뒤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

아시아인권위는 광주 이전 후에도 국제 인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권 보호와 법률 구조 활동을 위한 모금 활동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아시아인권위 이전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강기정 시장은 “아시아인권위는 광주가 세계적인 인권도시로 도약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인권위 법인 설립이 적법 절차에 따라 차질없이 등록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아시아인들 인권의 보루가 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5·18단체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아시아인권위 이전은 세계적 인권 도시로 광주가 발돋움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아시아인권위와 인권활동가들이 광주란 거점도시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연대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5·18부상자회도 성명을 통해 “광주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5·18이 발생한 곳이면서 ‘유엔 인권도시 광주’로 공인받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며 “아시아인권위가 광주로 이전하면 개원을 준비 중인 민주평화교류원과 연계해 아시아의 인권 증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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