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서 재검토”“미래형으로 확대”…경기교육감 후보들, 혁신학교 놓고 격돌

최인진 기자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혁신학교’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맞대결을 벌이는 보수·진보 성향의 두 후보가 내세우는 교육 정책이나 공약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혁신학교를 보는 시각은 판이하다. 보수 성향의 임태희 후보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 반면 진보 성향의 성기선 후보는 “미래형 혁신교육으로 확대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임 후보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교육의 불편한 진실·혁신이 필요한 혁신학교’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임 후보는 “혁신학교의 양적 팽창을 지양하겠다.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신규 지정을 중단하고 그동안 성과를 점검해 엄정하게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혁신학교 추진 10년차를 맞아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혁신학교에 대해 처음 듣거나 이름 정도는 들어봤다’고 응답한 분들이 무려 80%에 달하고 있다”며 “시간이 흘렀어도 혁신학교 성과, 교육목표, 운영에 대한 공감대는 부족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는 “진보교육감들조차 자녀를 혁신학교 대신 자사고·특목고에 보냈다는 사실은 혁신학교에 대한 신뢰를 더욱 추락시켰다”며 “혁신학교 학력 저하에 대한 문제제기를 정치적 공세로 몰아붙이기 전에 진보교육계가 논란과 불신을 자처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성 후보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혁신교육과 미래교육을 완성하는 것이 기본 공약의 큰 틀”이라며 “혁신학교의 심화·발전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형 ‘미네르바스쿨’(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도입으로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자율권도 5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성 후보는 “혁신교육은 학생이 주인이 되는 교육이며,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경기교육은 지금까지 이러한 혁신교육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두가 함께한 혁신교육의 성과가 결코 멈추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기 혁신교육 자존심을 지키고 교육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면밀하게 살피며 미래의 교육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는 새로운 학교 형태다. 2009년 진보성향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전국 최초로 시행했으며, 이후 서울·경기·광주·전남·전북·강원 등에 혁신학교가 들어서면서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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