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 3년 만에…광양제철소 ‘고공 농성자’ 현장 체포

강현석 기자

포스코 부당노동 중단 촉구

저항하다 ‘경찰봉’ 폭행 당해

머리에 피 흘린 채 병원 이송

한국노총 “폭력 연행” 반발

<b>7m 망루에 사다리차 타고…</b>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7m 망루에 사다리차 타고…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경찰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간부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당 간부는 머리 부위를 다쳐 피를 흘린 채로 끌려 내려왔다. 최근 3년간 전남경찰이 고공 농성자를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전남경찰청과 한국노총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0일과 이날 광양제철소 포스코복지센터 앞 도로에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을 체포했다. 금속노련은 지난 29일 밤부터 왕복 6차로 도로 중앙에 7m 높이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련 (주)포은 광양지역기계금속운수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지난해 4월부터 임금교섭과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4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김 사무처장이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에 나서자 경찰은 “구조물이 교통을 방해한다”며 체포에 나섰다.

경찰은 30일 오전 9시45분쯤 추락에 대비해 바닥에 안전매트를 설치하던 소방관 등에게 김 위원장이 물병을 던지며 위협하자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며 체포했다.

경찰은 31일 오전 5시30분에는 사다리차를 동원해 구조물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김 사무처장도 체포했다. 경찰은 김 사무처장이 검거 과정에서 흉기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자 경찰봉으로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은 김 사무처장에게 플라스틱 경찰봉을 사용했다. 경찰봉에 가격당한 김 사무처장은 머리에 피를 흘린 채로 지상으로 내려져 연행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사무처장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집시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구조물은 철거됐다. 전남경찰이 고공농성을 벌이던 노동자 등을 체포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은 그동안 진압 과정에서의 추락사고 등 안전 문제 등을 우려해 고공 농성자에 대한 현장 체포를 자제해왔다. 전남경찰의 이 같은 대응에는 최근 정부와 경찰청의 ‘집회 강경 대응’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폭력 연행”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경찰이 김 위원장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뒤 수갑을 채웠고 김 사무처장도 피투성이가 된 채 강제 연행됐다”면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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