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는 10㎜ 이상’ ‘아이콘은 설명 필수’···고령층을 위한 키오스크 표준

김보미 기자

패스트푸드 매장에 들어가 주문을 하러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 앞에 서는 것은 일상이 됐다. 메뉴를 선택해 세트를 구성하고 토핑을 추가한 뒤 쿠폰을 적용해 카드로 결제할 때까지 누르고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익숙해지려면 젊은 사람들도 시간이 꽤 걸린다. 기기 활용도는 물론 시력도 좋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매번 도전에 가깝다.

‘화면 안에 정보를 나타내는 글씨는 가로와 세로 모두 최소 10㎜ 이상일 것’ ‘상징적인 이미지(아이콘)는 글씨와 함께 사용할 것’ ‘한 번에 하나의 과업을 수행하는 단순한 구조일 것’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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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지털재단은 고령층도 쉽게 이용 가능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가이드라인으로 이같은 내용의 ‘고령층 친화 디지털 접근성 표준’을 만들어 26일 발표했다. 노화에 따른 신체·인지적 특성과 키오스크를 만났을 때 느끼는 심리적 상태도 반영해 설계한 것이다. 정보나 구조가 명확하게 표시하고, 흐름을 쉽게 따라갈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우선 글자와 버튼은 알아보기 편해야 한다. 배경과 글씨의 명암 차이가 뚜렷하고, 버튼은 테두리나 그림자를 넣어 입체감을 줘야 한다. 선택한 상태 표시도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일정한 순서에 따라 화면의 메뉴, 버튼, 서식이 구성돼야 하는데 ‘화면 전환’과 ‘메뉴’는 가로로, ‘목록’과 ‘정보’는 세로로 스크롤하는 것이 좋다고 재단 측은 설명한다. 만약 상하좌우로 추가로 내용이 있다면 다음 장의 일부가 화면에 미리 보여야 한다. 24인치 이상 화면에서는 중요한 버튼과 내용이 중앙에 오면 보기 쉽다.

서울디지털재단은 고령층도 쉽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메뉴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표시해야 하며(왼쪽) 카드 결제 등 화면 밖에서 조작이 필요한 경우 불빛으로 알리고 화면에도 현재 과정이 보여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서울디지털재단은 고령층도 쉽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으려면 메뉴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표시해야 하며(왼쪽) 카드 결제 등 화면 밖에서 조작이 필요한 경우 불빛으로 알리고 화면에도 현재 과정이 보여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상품이 전문용어, 외래어, 약어, 마케팅 용어라면 설명을 달거나 일상적인 언어 대체해야 한다. 하나를 선택하는 도중에 추전. 제안, 광고 정보가 떠서 또 다른 과업을 던지는 구조는 고령층에게 어렵다. 또 주문 등을 완료하는 과정에서 현재 어느 단계인지를 보여주고 잘못 입력했거나 잘못 선택했을 때 쉽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카드 결제를 위한 투입구 등 화면 밖에서 조작이 필요한 경우는 불빛으로 그 위치를 알리고, 화면에도 영상이나 그림으로 현재 상태를 띄워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재단 측은 키오스크를 시작할 때 ‘일반모드’보다 선택 과정을 축소한 ‘간편모드’도 제안한다. 추가 메뉴, 추가 토핑 등을 복잡하게 고르지 않아도 되고, 포인트 적립이나 광고 팝업 등이 생략된 버전이다.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어르신의 디지털 불평등과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키오스크 표준이 실제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영화관, 공공시설 등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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