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일 만에 4평 독방에 돌아간 MB “진실을 가둘 순 없다”

허진무·이보라 기자

대법서 징역 17년형 확정…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

기결수 분류심사 통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 여부 결정

전담 교도관 지정·접견도 제한…95세 돼야 만기 출소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이 최종 확정된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서울 논현동 자택을 떠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이 최종 확정된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서울 논현동 자택을 떠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수백억원대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7년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79)가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이씨는 앞서 구속 생활을 했던 서울동부구치소 독방에 251일 만에 돌아갔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찰이 제공한 차량을 타고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형 집행 고지 과정을 거친 뒤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이씨는 출발 전 권성동·장제원·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자택을 찾아온 측근들과 면담했다. 이씨 법률대리인 강훈 변호사는 “‘나를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 오후 2시40분쯤 도착한 이씨는 다른 재소자처럼 신체검사,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촬영 등을 거쳐 12층 독거실(독방)에 수용됐다. 안전한 계호(범죄자를 경계하여 지킴)를 위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했다. 이씨가 수감된 독방의 크기는 10.13㎡(3.06평) 거실에 2.94㎡(0.89평) 화장실이 딸려 있어 약 4평 크기이다. 탄핵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68)가 수감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독방(10.08㎡·3.04평)보다 약 1평 크다. 거실에는 TV, 거울, 이불, 접이식 매트리스,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이 있다. 옷걸이는 개별 구매해야 하지만 임시 대여가 가능하다. 화장실에는 바가지가 있어 몸을 간단히 씻거나 청소할 수 있다.

이씨는 형이 확정된 기결수로서 파란색 일반 기결수복을 입는다. 가슴 왼쪽에는 수인번호표, 오른쪽에는 거실지정표를 단다. 수인번호는 확정되지 않았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일반적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씨는 일단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뒤 분류심사에서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지 결정된다. 분류심사에서 기결수의 죄질,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1~4급으로 경비처우급을 분류한다.

이씨가 미결수 상태일 때는 자유롭게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있었지만 기결수가 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없다. 미결수는 1일 1회 일반 접견을 할 수 있지만 기결수는 등급에 따라 다르다. S1급은 미결수처럼 1일 1회 접견할 수 있지만 S4급은 1주 1회로 접견이 제한된다.

일과표에 따르면 이날 이씨의 저녁식사 시간은 오후 5시였다. 서울동부구치소의 이달 월요일 저녁 식단은 두부버섯국, 꽁치김치조림, 오복지무침, 깍두기다. 식사 후 식판은 거실에 있는 싱크대에서 직접 씻어야 한다. 오후 9시에 취침해 오전 6시 기상한다. 이씨는 매일 1시간 이내 구치소 내 실내운동장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이씨는 지난 2월25일 항소심 재판부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난 뒤 251일 만에 서울동부구치소로 돌아갔다. 이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1년 정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기간은 약 16년이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없으면 95세인 2036년 만기 출소한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이씨에 대해 지난달 29일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했을 경우 아무런 예우도 제공되지 않는다. 연금, 교통·통신비, 사무실 제공 등의 예우가 박탈됐고, 경호와 경비도 교정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서 중단됐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