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줄게 ‘한동훈 취임사’ 손글씨 써주오…법무부, ‘충성 경쟁’ 논란 일자 중단

허진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전남 광주시 국립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전남 광주시 국립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사를 손글씨로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상품권을 주는 경품 행사를 열었다가 ‘충성 경쟁’ 논란이 일자 중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찰 인사권자인 한 장관이 지난달 검사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도 검사들의 찬양 댓글 수백개가 달려 낯뜨거운 충성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손글씨 릴레이 이벤트’를 연다는 공지를 올렸다. 한 장관의 취임사 일부인 ‘정의와 상식의 법치, 미래 번영을 이끌 선진 법치행정’ 문구를 손글씨로 써서 사진을 찍은 뒤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 추첨해 백화점, 제과점, 편의점 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법무부 공식 계정이) 한동훈 팬카페도 아니고 낯뜨거운 이벤트”라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2일 손글씨 행사를 중단했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통해 “법무부가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국민께 널리 알리기 위한 것으로서, 과거 법무부에서도 유사한 행사가 수차례 있었다”면서 “이번 행사는 부처의 통상적인 홍보업무의 일환으로서 장관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라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한동훈 장관의 구체적인 발언도 전하며 방화벽을 쳤다. 법무부는 “한동훈 장관은 ‘통상적인 홍보활동일지라도 비판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면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지시해 법무부는 이번 행사를 금일자로 중단했다”며 “한 장관은 ‘과거부터 해오던 것일지라도 장관 개인 홍보성으로 보일 수 있는 행사 등은 앞으로 일체 하지 말라’고 법무부 실·국·본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행사 자체는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때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박 전 장관 때 법무부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면서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손글씨 이벤트’ 행사를 계획했다”며 “광고 대행업체가 원래 박 전 장관의 취임사 문구인 ‘공존의 정의’를 시안으로 제출했는데, 장관이 바뀌면서 한 장관의 취임사 문구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법무부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한 장관에 대한 법무·검찰의 ‘과잉 충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한 장관은 취임하기 전인 지난달 15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검사 사직 인사를 올렸는데, 이 글에 검사들이 응원 댓글 300여개를 달았다. 댓글에서 검사들은 한 장관을 ‘한국에서 가장 수사를 잘하는 검사’라는 의미인 ‘조선제일검’으로 추켜세우는가 하면, 한 장관과의 크고 작은 인연을 앞다퉈 언급하기도 했다.

이모 검사는 댓글에서 “얼어죽더라도 곁불은 쬐지 않아야 하고,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 호랑이가 돼야 하는 검사의 모범을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결국 이겨내신 ‘조선제일검’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든든한 선례가 됐다”고 했다. 최모 검사는 “빛나는 헌신과 공헌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뜻밖의 탄압과 고난을 단호한 의지, 불굴의 용기, 놀라운 인내로 이겨내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었다”고 했다. 손모 검사는 “초임 때 검사장님이 손 잡아주시고 말 걸어주신 게 감사해서 계속 기억이 나고는 했었다”고 했다. 이들의 처신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인사권자에 대한 충성 맹세가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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