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독점한 정부 ‘쉬쉬’… 시민들이 직접 ‘메르스 지도’ 공유

박병률 기자

▲ “불안한데 정리된 것 없어”
프로그래머가 사이트 열어
보도내용이나 제보 등 종합

▲ 병원명·관련 정보 SNS에
허위사실 삭제 등 안전장치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가 생긴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하자 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만든 ‘메르스 확산 지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정보공개 거부로 불안이 커지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대응으로 해석된다. 언론보도와 제보를 통해 정보를 한데 모으는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정부의 비밀주의에 대항하고 나선 셈이다.

4일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유되고 있는 ‘메르스 확산지도’(http://www.mersmap.com)를 보면 전국 지도에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이 표기돼 있다. 표시 지역에 마우스를 갖다 대고 클릭하면 해당 병원명과 주소, 확정일시를 알 수 있다.

또 ‘격리’ ‘루머의심’ ‘확진’ ‘환자이송’ 등 해당 병원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http://www.mersmap.com 화면 갈무리

http://www.mersmap.com 화면 갈무리

이 사이트는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거나 제보를 토대로 실제 증명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서만 업데이트 된다.

제보는 mersmapreport@gmail.com으로 받고 있다. 제작자 외 개별 누리꾼들이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는 없다. 허위사실이 5번 이상 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삭제되는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루머 평가는 페이스북 로그인을 해야만 가능하도록 해 허위신고 가능성을 줄였다.

사이트 운영자는 공지를 통해 “이 지도는 여러분의 제보로 이뤄진다”며 “보도자료및 실제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 제공받기 위해 쓰기 기능이 없다”고 밝히고 “병원 정보는 격리 및 방역이 가능한 병원들이므로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경로를 보시길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이 사이트는 프로그래머인 박순영씨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니 고심이 깊어졌다. 메르스 때문에 불안했다”며 “뉴스를 봐도 한눈에 잘 정리된 게 없고, 커뮤니티는 루머가 퍼지고 있어 퇴근한 뒤 집에서 지도에 모아 봤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나 잘못된 정보가 뜨면 보시고 평가 부탁드린다”며 “뉴스에 뜨는 정보는 계속 직접 모으고 있는데 혹시나 빠뜨리는 정보가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시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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