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정보공유 않고 외국 전문가 도움 꺼려”

정유진 기자

외신 등 ‘사태 악화’ 지적…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우려도

한국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우려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가 메르스 발병 지역과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는 데다, 국제 의료사회의 도움을 꺼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년 전 메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폐쇄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때문에 기민한 초기 대응이 어려웠다면서, 지금 한국 정부에서 그때와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알리무딘 줌라 런던대 감염학 교수는 “한국 정부는 대응이 느리고,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 레딩대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벤 뉴만도 사우디가 국제사회의 설득을 받아들여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4년 4월부터 메르스 발병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정보를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공공의료에 해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 발견 초기부터 이 병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레딩대의 이안 존 교수도 “정보를 공개하면 단기적으로는 대중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투명한 정보 공개만이 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유입에 대비해 방역 수위를 강화하고 있는 홍콩은 한국 정부가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아 결국 세계보건기구(WHO)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고윙만(高永文) 식품위생국 국장은 “한국 정부에 감염 환자를 치료한 의료기관명 등 자세한 정보를 요청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WHO 가입국으로서 전염병 확산 방지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이례적인 메르스 확산에 대해 국제 의료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빨라 일각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겪지 않았을까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바이러스 정보를 파악하고 빨리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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