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도입 차질에…‘2차 접종분’ 당겨쓴다

이창준 기자

EU·인도 등 백신 수출 제한 잇따라 국내 수급 계획 ‘삐걱’

방역당국 “비축분 일부 사용 중…접종 간격 확대도 고려”

국내 위탁 생산 ‘AZ 백신 수출 금지’ 주장엔 “검토 안 해”

<b>화이자 백신 옮기는 접종센터 관계자들</b> 서울 성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관계자들이 30일 도착한 화이자 백신 상자를 센터 안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화이자 백신 옮기는 접종센터 관계자들 서울 성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관계자들이 30일 도착한 화이자 백신 상자를 센터 안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국내 백신 도입 일정도 차질을 빚기 시작하자 정부가 당초 2차 접종분으로 확보한 일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에 앞당겨 사용키로 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백신 도입 상황에 따라 2분기 세부 접종 일정은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30일 “현재 AZ 백신의 경우 2차 접종 일정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2차 접종분을 가지고 1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2차 접종분으로 확보한 백신 일부를 지난주부터 시작된 65세 이상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 1차 접종에 사용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인도가 역내 생산 AZ 백신 수출을 제한해 국내 도입 일정이 늦춰지고 물량도 줄자 2차 접종에 쓰려고 비축한 AZ 백신을 우선 1차 접종에 사용하는 것이다. 당초 이날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AZ 백신 69만회분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43만2000회분만 다음달 3주차에 우선 들어온다.

방역당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올 2분기 예방접종 시행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차 접종용 비축분을 최대한 활용해 1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일부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백신 도입 차질에…‘2차 접종분’ 당겨쓴다

정부는 우선 현재 10주인 AZ 백신의 접종 간격을 늘리기로 했다. 백신 도입 일정이 지연돼 향후 2차 접종 물량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김 반장은 “12주의 범위 내에서는 접종 간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현재 10주로 설정된 2차 접종 기준일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이자 백신은 기존 품목허가 기준에 따라 3주 간격을 유지한 채 2차 접종이 진행된다.

정부는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통해 백신 한 병당 접종자를 기준치보다 늘리는 방안도 활용키로 했다. 1분기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온 화이자 백신 물량은 5만8500명분이지만 30일 기준 실제 화이자 백신 접종자 수는 6만677명으로 집계됐다. LDS 주사기를 활용해 기준치보다 2100여회 더 접종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접종 간격을 2주 더 늘리고, 2차분을 1차에 당겨쓰려고 해도 2차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과 도입 일정이 확실해야 한다. 혹여라도 백신 도입이 여의치 않아 2차 접종 시기를 놓치면 온전한 백신 효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LDS 주사기를 통해 접종량을 늘리는 것도 한계가 분명하다. LDS 주사기의 효과로 늘릴 수 있는 접종량은 AZ 백신의 경우 10회분을 기준으로 1~2회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의료진 재량에 달려 있다. 결국 정부가 협상력을 발휘해 당초 일정대로 차질 없이 백신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유럽과 인도처럼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는 AZ 백신의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정유진 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현재로서는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수출제한 시 향후 국제사회에서 받을 영향이나 해외로부터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김 반장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면역의 목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당초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백신 확보 노력을 하고 있고 접종계획이 원래 목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이날 0시 기준 누적 82만2448명(AZ 76만1771명·화이자 6만677명), 2차 접종자는 누적 615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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