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확진’ 요양병원·시설 다시 집단격리

이창준 기자

56곳 누적 사망자 80명 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말 3차 유행의 뇌관이었던 요양병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이를 예측하지 못한 정부가 요양병원 내 확진자를 수용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고위험군 확진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다른 입소자 및 종사자들과 함께 병원·시설 내에 격리되는 상황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총 56곳의 요양병원 및 시설이 코로나19 집단발생으로 인해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에 돌입했다. 요양병원 34곳, 요양시설 22곳이며, 해당 시설에서의 누적 확진자는 1880명, 누적 사망자는 80명에 달했다.

위중증 발전 가능성이나 사망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 및 고령층이 밀집한 요양병원과 시설은 지난해 3차 유행 당시 ‘가장 약한 감염고리’로 지목된 바 있다. 이에 이들 병원·시설의 입소자·종사자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인 지난 3~4월 우선순위로 백신을 맞았다. 이로 인해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접종 완료 후 6개월 이상 지나면서 다시 위험군으로 떠오른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수용할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확진자가 나온 병원이나 시설 내에서 일정 공간을 폐쇄해 격리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전담 병원이 아닌 까닭에 확진자는 제대로 된 의료를 제공받기 어렵고 병원 내 추가 전파 위험은 높아진다. 전국에 설치된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총 4곳으로, 이 중 수도권 2곳의 병상 가동률은 전날 기준 84.1%에 달했다.

기평석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요양병원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이 잘 안되고 있다. 즉시 빼줘야 할 확진자를 며칠씩 못 빼면 병원 내에서 따로 격리시켜 놓더라도 전염을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수도권에 405병상 규모의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4곳을 추가로 지정해 요양병원 내 집단감염에 대처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제 시설 공사 등이 진행 중인 이들 전담병원은 빨라도 다음주부터 단계적으로 개소할 예정으로, 현재 동일집단 격리 중인 요양병원과 시설은 최소 일주일가량을 더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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