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방문 백신 접종 추진에…학생들에 ‘낙인 효과’ 우려 목소리

이호준 기자

당국 오는 13일부터 2주간

낮은 접종률 올리기 고육책

교총 “압박 행정, 효과 의문”

더, 더 길어지는 ‘코로나19의 그림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00명대를 기록한 2일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더, 더 길어지는 ‘코로나19의 그림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00명대를 기록한 2일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정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소아·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인 대비 낮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완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지만, 교내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에 대한 ‘낙인 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일 교육부의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 지원 계획 자료를 보면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을 ‘집중 접종 지원 기간’으로 지정하고 13일부터 학교 방문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학교별 접종 희망자 대상 수요조사를 실시한 뒤, 보건소 방문접종팀이 직접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접종하거나, 보건소 또는 예방접종센터와 학교를 연계한 집단접종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교육청별로 시도될 것으로 교육부는 전망하고 있다.

12~17세 소아·청소년의 낮은 백신 접종완료율, 특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초6~중3 학생들의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1일 기준 12~15세 학생들의 백신 접종완료율은 7.7%에 그치고 있다.

학생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방문 접종, 현장 접종 가릴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초등학생, 중학생 두 아이의 엄마인 신혜령씨(45)는 “남편과 저 모두 2차 접종을 하고 심하게 앓았기 때문에 백신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서 “학교에서 선생님이 ‘백신 접종할 사람’을 물어보면 그것 자체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인 이모씨(47)는 “학생 백신 접종에 찬성하고 아이도 곧 맞히려 한다”면서도 “그래도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네 마네 하면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이 생기거나 선생님도 다르게 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백신 접종 여부로 학내에 어떤 차별도 있을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원칙이지만, 백신 접종을 계기로 암묵적인 차별이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지 낙인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학교 방문 접종은 편의·접근성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학생 간 접종 여부가 바로 드러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자칫 접종을 압박·강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사실상 압박하는 행정만으로 접종률이 제고될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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