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급→2급’ 하향···5월 말 격리 사라지고 치료에 비용 낸다

허남설 기자
15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이르면 오는 25일 ‘1급 감염병’에서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된다. 4주간 이행기를 거쳐 5월 말 2급 감염병 체계로 본격 전환되면 확진자는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병·의원에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지원하는 치료비도 사라지므로 확진자가 다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을 골자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18일부터 해제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위험도는 낮아진 반면 소규모 유행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일상적인 방역·의료 대응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포스트 오미크론(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후)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코로나19는 수두·결핵·콜레라 등과 같은 2급 감염병으로 관리된다. 1급 감염병의 의무 규정인 확진자 ‘즉시 신고’는 ‘24시간 내 신고’로 바뀐다. 감염병 등급 조정은 25일 고시할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1급 감염병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는 과도기인 ‘이행기’를 잠정 4주로 설정하고, 그 이후 ‘안착기’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행기는 유행 상황에 따라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이행기엔 7일 의무격리와 생활지원비 지원, 집중관리군·일반관리군 재택치료 등 기존 제도들이 유지된다. 이행기가 끝나면 격리가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면서 다른 제도들도 중단된다. 그간 정부가 입원·치료비 전액 지원하던 것이 중단되고,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으로 비용을 정산하게 되면서 확진자도 비용 일부를 내게 된다. 다만 확진자 비대면 진료는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현재 확진자 대면진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는 6154곳인데 정부는 안착기로 가기 전 이를 늘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감염병 등급 하향은 신종 감염병의 위험도가 현저히 낮아졌다고 판단하면 취할 수 있는 조치다. 2009~2010년 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도 당시 1급이었지만 현재는 4급으로 관리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독감에 가깝게 낮춘 국가는 많아도, 감염병 등급 체계에서 격하한 사례는 덴마크 정도뿐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중대 질병이고 감염력·중증도가 높다는 인식이 일상의료체계로의 전환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2급 조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스트 오미크론 체제에선 진료뿐만 아니라, 보건소 선별진료소·임시선별검사소 진단검사도 일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60세 이상 연령층과 감염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검사에 보다 집중한다는 기조를 밝혔기 때문이다. 입국자 검사 규정도 완화한다. 현재는 입국 전, 입국 1일차, 입국 6~7일차 등 3차례 진단검사를 받지만, 6월부터는 입국 전, 입국 1일차 등 2차례로 줄인다.

요양병원·시설에서 시행 중인 선제검사, 면회·외출·외박 제한 등도 아직 정확한 일시는 정하지 않았지만 차츰 완화하기로 했다. 병원에서 수용하는 형태로 확보했던 병상도 일단 중증병상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줄여나간다. 생활치료센터도 단계적으로 없앤다.

거리두기는 18일부터 해제된다.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지며, 행사·집회도 299명이 넘는 인원으로 개최할 수 있다. 종교활동 시 수용인원의 70%만 허용한 규정도 폐지된다. 영화관 등 실내 취식은 일주일 늦게 25일부터 허용한다. 새 변이가 나타나거나 유행 규모가 커지면 거리두기를 재발동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를 재개할 정도로 (유행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하고 2주 후 해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권 장관은 “이번에 실외 마스크까지 해제하면 방역 긴장감이 너무 약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마스크는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라고 보기 때문에 실내 마스크는 상당 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1급→2급’ 하향···5월 말 격리 사라지고 치료에 비용 낸다

Today`s HOT
칠레의 모아이석상,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더운 날 인도의 간디 추모식 허리케인 헬레네로 인한 미국의 마을 모습
미국도 피해가지 못한 허리케인 헬레네 베네수엘라의 10월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미국 경마의 선두주자, 베이즈와 그의 말 슈가 피쉬 멕시코의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이스라엘의 공습.. 손상된 건물과 차량 파키스탄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시위 홍수가 발생한 후의 네팔 카트만두 곧 태풍 크라톤이 상륙할 대만 상황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