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홍문종에 돈 줬다는 시기, 경남기업 ‘17억’ 인출

홍재원·곽희양·이효상 기자

성 전 회장, 8년간 ‘현장 경비’ 명목 32억원 비자금

2012년 총선 직전 하루 5500만원 등 ‘뭉칫돈’ 빼내

여당 전대·총선·대선 때 정치자금 전달 가능성 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회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현금으로 지급받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 전 회장은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3억원 가까이 받아갔는데, 검찰 조사에서 용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총선 및 대선이 있었던 2011~2012년에 인출된 돈이 17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이 돈의 일부는 선거자금으로 친박 인사 등 정치권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13일 경향신문이 확보한 검찰의 경남기업 자금추적 내역을 보면 이 회사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2억8731만원의 현금을 현장 전도금 명목으로 사용했다. 사업장 운영을 위해 본사에서 사업장에 보내주는 경비인 전도금은 주로 대아건설과 대원건설 2곳에서 나갔다.

홍준표·홍문종에 돈 줬다는 시기, 경남기업 ‘17억’ 인출

2007~2010년엔 회사 보유 현금이 곧바로 지급됐지만 2011~2014년엔 이 회사의 보통예금 계좌에서 외환은행·SC제일은행·하나은행 등의 계좌로 입금돼 ‘세탁’을 거친 뒤 전액 현금으로 인출됐다. 용처는 2012년엔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현장, 나머지 해는 모두 독립기념관 공사현장 전도금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돈이 공사현장에 지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남기업의 구체적인 인출 내역을 보면 2007~2010년엔 한 번에 200만~300만원씩 한 해 수십 차례에 걸쳐 7500만~4억원가량이 인출됐다. 그러나 2011년 들어서는 하루에 찾는 금액 단위가 갑자기 50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성 전 회장이 그만큼 돈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2011년 인출 총액은 7억1200만원, 2012년 인출액은 9억5400만원이었다.

특히 총선(4월11일) 직전인 3월26일에는 하나은행 3829********** 계좌를 통해 2000만원, SC제일은행 1542******* 계좌를 통해 3500만원 등 하루 5500만원이 대원건설에서 현금으로 인출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현금이 많이 인출된 시기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2011년 6월 당 대표 경선자금으로 1억원, 홍문종 의원에게 2012년 대선자금으로 2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시점과 겹친다. 경남기업 접대비도 이즈음 유독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이후인 2013~2014년엔 회당 인출 금액이 수십만~수백만원으로 다시 줄어들고, 총인출액도 2013년 3억3700만원, 2014년 1억4700만원으로 감소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경남기업 재무담당인 한모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의 지시로 이 돈을 찾아 그에게 전달했으며 용처는 모른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회계 실무를 잘 몰라 전문경영인이 처리한 내역이며, 전도금의 조성 경위 및 사용처는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전도금을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만든 뒤 현금으로 찾아 정치인들에게 건넸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2007년부터 성 전 회장이 비자금을 만들어온 정황이 포착된 만큼 이미 수사를 벌여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부터 해당 자료를 넘겨받아 용처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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