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잇따라 ‘흉기 난동 모방범죄 예고’…경찰 수사 착수

권기정 기자

유통업계, 자체 보안 강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상에 잇따라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백화점·쇼핑몰이 인접한 지역에서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글이 올라오자 유통업계는 자체 보안 활동 강화에 나섰다.

부산경찰청은 4일 오전 1시48분쯤 유명 커뮤니티에 무차별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게시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명 인터넷 사이트의 갤러리에 올라온 ‘XX 낼 서면역 5시 XX 들고 다 쑤시러 감’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XX치네 한녀들 XX 진짜 다 XX내서 죽여줄게 XX들아 ㅋㅋㅋ”라고 적혀 있었다.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글 작성자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하고 있다. 서면역을 담당하는 부산진경찰서는 형사, 기동대, 지구대 경찰관 등을 현장에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1시57분쯤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일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본문은 “ㅇㅇ”이 전부였으나 전날 발생한 서현역 흉기난동으로 두려움을 느낀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게시글도 삭제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의정부역에 기동대 등 경찰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글의 최초 작성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7시2분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죽일 거다. 과연 너 따위가 나의 칼부림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오후 11시쯤에도 또 다른 갤러리에 “내일 오후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현재 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협박 글을 본 시민들이 신고했고,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이 같은 ‘살인예고 글’ 관련 신고 접수만 21건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 관리를 담당하는 롯데물산은 ‘잠실역 협박 글’과 관련해 이날 새벽부터 경찰 등과 협조해 보안을 강화했다. 잠실역은 롯데월드타워, 롯데백화점 등과 연결돼 있다.

롯데물산은 보안 및 대테러 인력 130여명을 투입했다. 80명 수준이던 기존 순찰인력 규모도 대폭 늘렸다.

안전요원은 평상시 슈트 차림으로 일하지만, 방검복과 3단봉 등 비상 대응 복장을 갖추도록 했다. 이용객이 몰리는 내부 중심이었던 순찰 지역도 롯데월드타워 외곽과 출입문으로 넓혔다.

전날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AK플라자 분당점은 이날 방호장비를 갖춘 보안인력을 늘려 순찰을 강화했다.

신세계그룹도 사업장별로 지역 관할 경찰과 ‘핫라인’ 구축, 주요 출입구 보안 근무자 배치, 매장 순찰 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안전요원에게 3단봉 등 안전용품을 지급하고 출입구나 고객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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