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으로 이송…“사측 믿는다며 농성, 불신 키워”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평택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이창근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이 굴뚝에 오른 지 101일 만인 23일 땅을 밟았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오후 1시쯤 70m 높이 굴뚝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이 전 실장은 내려오기 전 취재진과 10여분간 화상 통화를 가졌다. 그는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더 이상의 농성은 의미가 없다”면서 “임원진과 사측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계속 굴뚝에 있는 것은 불신을 더 키울 우려가 있다”고 농성 중단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시는 노동자들이 이런 곳에 올라오질 않길 바란다. 너무 고통스럽고 외롭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전 실장이 땅으로 내려오자 곧바로 업무방해 및 주거침입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의 건강 상태를 보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검찰과 협의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이 전 실장이 내려온 뒤 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실장의 결단을 존중한다”며 “이제는 회사가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24일 주주총회와 25일 경영위원회, 26일 7차교섭에서 노사 대립을 해소할 결단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김정욱 사무국장과 함께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13일 평택 공장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여왔다. 김 국장은 농성 89일째인 지난 11일 건강악화로 농성을 풀고 굴뚝에서 먼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