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택배기사 노동, 주 60시간 못 넘는다”

정대연 기자

노사, 과로사 대책 잠정 합의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정사업본부 단체협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정사업본부 단체협약 위반 고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분류인력 투입·노동시간 감축
“우체국택배 정리 땐 최종합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사회적 합의기구)가 16일 택배기사의 택배 분류작업 부담을 없애기 위한 구체적 방안 등에 잠정 합의하기까지 협상은 6개월간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분류작업에 대한 택배사와 대리점 책임을 명시한 1차 합의문에 서명했다. 사회적 합의기구에는 정부, 여당, 택배노조, 택배사, 대리점, 화주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했다. 택배기사 노동시간 감축 원칙에도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1차 합의 이후에도 이행 시기를 두고 노사 갈등이 이어졌다. 최대 쟁점은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을 해소하는 문제였다. 택배사와 대리점은 분류작업 자동화와 인력 투입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택배노조는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이날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부담 해소를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에 합의했다. 합의서를 체결한 시점부터 2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하지 않도록 한다고 못 박았다. 이를 위해 택배사들은 자동화 분류설비를 도입하고, 자동화 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현장은 택배기사 2인당 1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한다. 올해 추석 전인 9월1일부터 한진, 롯데는 이미 투입된 분류인력 외에 1000명씩을 추가로 분류작업에 투입한다. CJ대한통운은 1000명의 추가 분류인력에 상응하는 노무나 비용을 투입한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분류인력 투입과 고용·산재보험 가입 등에 필요한 직접 원가 상승 요인이 170원이라고 확인했다. 참여 주체들은 이러한 원가 상승 요인이 택배요금에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하고, 적정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다만 택배사는 설비 효율화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우선하기로 했다.

택배기사의 최대 노동시간은 하루 12시간,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명절 등에는 예외를 인정하되 그때에도 밤 10시를 넘어서는 일할 수 없다. 택배사와 대리점은 택배기사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8시간을 지속적으로 초과할 경우 연 1회 이상 심혈관질환 등 건강검진 등을 실시한다. 택배기사 주 5일제 시범사업이 올해 중 실시된다.

우체국택배 문제는 여전히 갈등 요소다.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특수고용노동자인 위탁배달원에게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분류작업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별도의 분류인력도 투입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민간택배보다 건당 수수료 단가가 높다며 이미 수수료에 분류작업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맞선다.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 관련 내용을 합의문에 담자고 요구했으나 우정사업본부는 반대했다. 택배사와 대리점도 민간택배사업을 하는 우정사업본부가 합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체국 노사는 18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간다.

지난 9일 파업을 시작한 택배노조는 파업을 마치고 18일부터 현장에 복귀한다. 여당 관계자는 “우체국택배까지 정리가 돼야 최종 서명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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