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꼽은 2022년 최악의 살인기업에 ‘현대건설’…‘경총’은 특별상

이혜리 기자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과 함께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어 참석자들이 산재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과 함께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어 참석자들이 산재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현대건설이 노동계가 꼽은 ‘2022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노동자 2명 이상이 산재 사고로 사망한 기업 중 현대건설의 사망자 수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과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현대건설은 2007년, 2012년, 2015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던 기업”이라며 “해마다 노동자가 떨어지고 끼이고 부석에 맞아 사망했지만, 어떠한 책임도 재발 방지 대책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6명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거나, 기계에 끼이고 위에서 떨어진 부석에 맞는 사고를 당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에는 ‘지난 10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다. 2005~2014년 산재 사고 합산 결과 현대건설에서 1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지 않은 때에도 2011년 11명 사망으로 2위, 2014년 5명 사망으로 공동 6위, 2020년 6명 사망으로 2위, 지난해 4명 사망으로 공동 4위를 차지하며 계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위에는 화장품 원료 제조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한 대평 기업이 선정됐다. 3위는 노동자 4명이 사망한 대우건설과 태영건설이었다. 캠페인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자 2명 이상이 산재 사고로 사망한 기업은 총 39개였는데 이 중 67%(26개)가 건설업이었다. 사망한 노동자 94명 중 70%(66명)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과 함께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어 참석자들이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과 함께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어 참석자들이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특별상에는 현대산업개발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17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사고, 7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1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의 시공업체였다. 경총에 대해 캠페인단은 “경총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법의 취지와 목적을 폄훼하고 무력화시키는 데 혈안이 돼있다”고 지적했다.

캠페인단은 다음달 출범하는 새 정부를 향해서는 “임기 내 산재 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기업 발목 잡는 규제를 풀겠다면서 중대재해법을 언급하고 경영계 의견을 수용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더욱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했다.

최악의 살인기업은 2006년부터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이 노동자 사망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기업의 책임과 처벌 강화를 위해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 선정은 고용노동부가 강은미 의원실에 제출한 지난해 중대재해 사고사망자 2명 이상 발생기업 자료를 토대로 했다.

▶관련기사: ‘1분기 사망사고 2건’ 현대건설 법 위반 254건 발견…안전난간 등 기본조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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