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당’ 대선 공약 어디로 갔나

남지원 기자

뒤로 가는 여성 지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여성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여성이 당당하게 능력으로 인정받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대선 당시엔 2017년까지 미래 여성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했고, 2014년 경제혁신 3개년 담화문 발표에선 “여성 일자리를 150만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집권 3년간 남녀격차가 가장 커진 영역은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웠던 노동 분야와 여성의 대표성 부분이라는 평이 나온다.

<b>108년 맞는 ‘세계 여성의 날’</b> ‘세계 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10개 시민단체가 창원시 한 상가 앞에서 경남도의 여성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108년 맞는 ‘세계 여성의 날’ ‘세계 여성의날’을 하루 앞둔 7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10개 시민단체가 창원시 한 상가 앞에서 경남도의 여성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의 상대적 임금 수준은 더 낮아졌고, 일자리의 질도 더 나빠졌다. 정부는 여성 고용 확대 대책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충, 경력단절 여성 재교육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15~54세 기혼 여성 중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긴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15년 20.7%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남성이 받는 임금 대비 여성 임금의 비율은 2012년 64.4%에서 2014년 63.1%로 더 떨어졌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근본적인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으면서 여성에게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요하고, 가사일과 함께 할 수 있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대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노동법 개정과 양대 지침 등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이 여성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했다.

여성 대통령 시대에 역설적으로 여성의 정치적 권한은 축소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내놓는 성 격차 보고서에서 교육과 경제, 건강, 정치 부문 중 한국이 가장 취약한 부문은 정치적 권한 부문이다.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회 내 여성 비율, 내각 여성 비율은 각각 94위와 130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여당당’ 대선 공약 어디로 갔나

여성 공무원 비율은 50%에 가깝지만 2014년 기준으로 1~3급 고위공무원 중 여성의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공공기관의 경우 2014년부터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2014년 4급 이상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 10.9%를 달성한 기관은 정부 업무 평가 대상 45곳 중 17개 기관(38%)에 불과했다.

민간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2014년 한국에서 전체 직원 대비 여성 임원의 비중은 0.4%로 남성(2.4%)의 6분의 1에 그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국가별 유리천장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고위직 비율은 전체 고위직 중 11%, 이사진 중 여성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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