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준비절차기일…재판 연구관 20명 내외 TF팀 구성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가 신속한 심리를 위해 별도의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이를 전담할 재판관을 정하기로 했다. 탄핵 사유가 복잡하고 증인이나 검증할 증거가 많다 보니 효율적 심리를 위해 쟁점을 사전에 요약하겠다는 것이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준비 절차가 없었다.
헌재는 12일 재판관 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정식 변론기일을 열기 전에 준비절차기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헌재는 준비절차기일에서 소추위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박 대통령 대리인을 불러 어떤 사안을 두고 다툴지, 어떤 증거를 인정하고 누구를 증인으로 부를지를 정한다. 헌재 관계자는 “국회에서 제출한 탄핵 사유가 많으니 그걸 정리해서 효율적으로 변론기일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10일이던 답변서 제출시한이 이번에는 7일로 줄었다”며 “심리 절차를 보다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재판부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준비기일 없이 변론기일을 곧바로 진행했다.
헌재는 탄핵심판 사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포함한 3명의 재판관을 준비 절차를 전담할 재판관으로 정하기로 했다. 헌재는 또 20명 내외의 재판 연구관들로 탄핵심판 심리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박 대통령의 답변서 제출 시한이 오는 16일인 만큼 준비절차기일은 다음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16일까지 박 대통령의 답변서가 제출되지 않아도 다음주에는 무조건 준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대통령의 대리인단 선임계와 답변서는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헌재는 국회가 탄핵 사유로 제시한 9가지 소추 사유를 선별하지 않고 모두 심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추위원과 박 대통령 측이 합의하면 소추 사유를 뺄 수 있다. 헌재 관계자는 “탄핵심판은 변론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사자가 주장하는 쟁점을 모두 살펴봐야 하고 재판부가 임의로 선별할 수는 없다”며 “다만 모든 소추 사유를 다 심리하는 것이 심리 기간(이 늘어나는 것)과 결부되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