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이날’] 2월6일 ‘징역3년, 집행유예5년’

이재덕 기자

[오래전‘이날’]은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매 십년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2007년 2월6일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기타뉴스][오래전‘이날’] 2월6일 ‘징역3년, 집행유예5년’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서울중앙지법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2000년 4월부터 2005년5월까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위아 등 계열사에서 비자금 1034억원을 조성하고, 회사돈 900여억원을 횡령했습니다. 또 부실 계열사 유상증자에 현대차 등을 참여시켜 현대차와 계열사에 4000억원의 손해를 입혔습니다.

당시 현대차를 수사했던 검찰 수사라인이 화려한데요. 대검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수사를 일선에서 지휘한 중수 1과장은 최재경이었습니다. 윤석렬 검사도 수사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검찰은 현대차 본사를 기습 압색해 상당한 증거들을 확보했습니다.

당시 1심은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보석 결정으로 법정구속은 피했습니다. 2007년 9월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사회봉사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정 회장은 실형을 면했고, 법원이 내린 사회봉사명령도 사회공헌기금 8400억원 등 돈으로 떼우는 방식이라 논란이 많았습니다. 2008년 4월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선고한 사회봉사명령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파기환송했고, 그해 6월 서울고등법원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에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정 회장은 보육기관에서 아기에게 우윳병을 물려주는 등 봉사활동을 합니다.

[기타뉴스][오래전‘이날’] 2월6일 ‘징역3년, 집행유예5년’

이게 끝이 아닙니다. 정 회장에게 최종 판결이 내려진지 두 달 뒤인 2008년 8월15일 이명박 대통령은 정 회장을 특별사면합니다. 재벌 총수 범죄의 전형적인 결말이죠. ‘불구속 수사’→‘징역 3년, 집행유예 5년’→‘대통령 사면’ 공식을 따르는 재벌 총수 케이스는 수두룩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의 이건희 회장. 1995년11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됐다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습니다.

2008년 4월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08년 4월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08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삼성 특검이 진행됐고, 이건희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실형을 면했습니다. 최종 판결이 내려진 지 4개월 만인 2009년 12월31일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유치’를 명목으로 이건희 회장을 단독 사면시켰습니다. 아 외에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케이스는 박용성, 박용오 두산그룹 총수 형제, 손길승 전 SK회장, 최태원 SK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5년8월14일 새벽 ‘광복절 특사’로 특별사면돼 경기도 의정부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 정지윤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5년8월14일 새벽 ‘광복절 특사’로 특별사면돼 경기도 의정부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 정지윤기자

최태원 SK회장은 횡령 등의 혐으로 2년7개월째 수감 중이었다가 2015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죠.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SK의 출연금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SK회장 사이에 ‘사면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 최대 쟁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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