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여동생 페이퍼컴퍼니서 ‘돈세탁’ 의혹

이홍근 기자

‘창구’ 의심 성조씨엔디처럼

여동생이 이사, 아들은 감사

배당수익 현금화 활용 추정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 정영학 회계사의 여동생이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아파트를 주소지로 둔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에는 20대인 정 회계사의 아들도 감사로 올라 있어 정 회계사가 대장동 사업을 통해 거둔 천문학적인 배당 수익을 세탁하는 창구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 회계사의 여동생 정모씨(49)는 주식회사 제이어카운트(J ACCOUNT)의 사내이사로, 정 회계사의 아들(28)은 이 회사 감사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정 회계사의 부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페이퍼컴퍼니 성조씨엔디에도 각각 감사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제이어카운트 등기부등본에는 사업 목적이 주식·부동산 투자 등으로 적혀 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없어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

2019년 설립된 이 회사의 주소지는 정씨가 거주하고 있는 대장동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정 회계사가 사업 전반에 관여한 화천대유에서 직접 시행과 분양을 했다. 2019년 1월 정씨가 7억원에 분양받은 이 아파트의 현재 실거래가는 12억5000만원으로 매입 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정씨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오빠(정영학)가 2009년에 주택 매입을 권유해서 샀고, 이를 계기로 택지 분양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제이어카운트가 성조씨엔디처럼 정 회계사의 자금 세탁에 활용된 것 아닌지 의심한다. 정 회계사는 지난해 4월 성조씨엔디 명의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건물을 구입하면서 10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지불했다. 이 회사 이름으로 벤츠 등 고가의 수입차도 샀다. 대장동 사업으로 거둔 배당 수익 644억원 중 상당 부분을 가족회사를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씨는 제이어카운트는 정 회계사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씨는 “앞으로 제가 뭔가를 해보고 싶어 미리 만들어놓은 회사”라며 “제 자본금 100%로 설립한 회사”라고 말했다. 다만 설립 목적과 구체적인 활동 등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감사로 등재된 성조씨엔디가 정 회계사의 자금 세탁용 회사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이사로 등록된 다른 가족들도 잘 모른다. 정 회계사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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