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장 "오세훈, TBS예산 삭감···'디자인 서울'에 2조 투입" 비판

류인하 기자

오 시장 역점 사업에 시 예산의 4%

주민참여 예산은 최대 80% 삭감

시의장 “행정 연속성·신뢰성 타격”

예산편성 과정 “소통 적었다” 지적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서울시 예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왼쪽사진).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 가운데 TBS출연금 123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서울시·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갈무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서울시 예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왼쪽사진).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 가운데 TBS출연금 123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서울시·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갈무리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짠 서울시 예산안 가운데 ‘디자인 서울’을 계승하는 사업에 전체 예산의 4%에 달하는 2조원을 편성한 반면 전임 시장의 사업으로 언급된 주민참여 예산은 최대 80%까지 삭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인호 서울시의장은 “오세훈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역대 최고액인 44조원을 편성해 4조원이 늘었다”면서 “‘전임 시장 흔적지우기’로 언급되는 예산들은 많이 삭감된 반면 오 시장이 역점을 두고 했었던 ‘디자인’관련 사업에만 2조원 정도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도시로 가는 데 있어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아사직전인 상황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박원순 시장 사업’으로 언급되는 시민단체 관련 예산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많이 삭감된 데는 50~80%까지 삭감된 게 있고, 그렇게 되면 서울시 행정의 연속성,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에 해당 단체들에 적을 두고 있는 분들은 해고까지 되는 상황이다. 일자리를 더 늘려도 부족한 상황에 기존 직원들은 해직 직전에 놓이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사업들은 전임시장의 사업이라고만 할 수 없고, 시대의 흐름이고, 시대의 요구에 따른 사업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TBS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도 “TBS는 지난해 2월 재단설립을 했는데 당시 독립취지가 외풍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나 (서울시가) 예산의 3분의 1을 삭감했다”면서 “TBS는 상업광고를 할 수 없는데 상업광고를 통해 별도의 수익을 낼 토대를 만들어 준 후 예산삭감을 해야 정당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는 보복예산 삭감이다, 정치예산, 편파예산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시의회가 면밀히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또 “오세훈 시장님께서 TBS업무보고도 안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업무보고도 받아보고 만약 개선점이나 문제점이 있다고 하면 개선책도 내길 바란다. 서로 대화로 풀면 좋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이번 서울시 예산편성 과정에서 의회와의 소통이 적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처럼 서울시가 예산을 편성하면서 의회와 소통이 없었던 적이 없다”면서 “시의회에는 예산정책특별위원회도 있고, 예산정책위원회도 있다. 그동안은 사전에 의회와 예산과 관련해 논의도 좀 하고, 조율도 해서 분란을 최소화해왔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보안에 부쳐 어제 넘어온 것을 현재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동안 조율이 전혀 없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에게 간략보고는 있었다”면서 “다만 전에는 집행부에서 수시로 예산편성 과정에 서로 상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굉장히 보안에 부쳐 의회 사무처에서도 전혀 파악이 안 됐다. 어제 처음 사무처에서 받아보고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44조748억원으로 편성해 지난 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올해 예산(40조1562억원)보다 9.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TBS에 지원하는 내년도 출연금을 올해 출연금 375억원에서 약 123억원을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서울시가 편성한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산안 의결 자체가 불성립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시의회가 연내에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 예산은 준예산(다음 해 예산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것)으로 운영된다. 이 경우 오세훈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주요사업들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시의회는 전임 시장 역점 사업이었던 주민자치 관련 예산과 TBS 출연금 삭감 등에 관련해 철저한 검증을 예고해 예산안 심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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