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특별기여자 29가구, 울산서 취업·정착

이효상 기자

현대중 협력사 채용, 가족 157명과 여수 시설 떠나 사택 입주

남은 7가구도 취업해 곧 새 둥지…지역 일부 반대 목소리도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7일 직장 생활을 시작할 울산에 도착해 마중 나온 현대중공업 관계자 등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7일 직장 생활을 시작할 울산에 도착해 마중 나온 현대중공업 관계자 등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국내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29가구가 7일 임시생활시설을 떠나 새로운 직장이 있는 울산으로 이주했다.

9일이면 아프간 특별기여자 전원이 임시생활시설을 떠나 지역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일부 지역사회에서는 이들의 정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무부는 울산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에 채용이 확정된 아프간 특별기여자 29명이 가족 157명과 함께 임시생활시설인 여수 해양경찰교육원을 퇴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퇴소한 29가구는 정부합동지원단과 현대중공업 간 협의를 통해 취업이 결정됐다. 취업이 확정된 인원은 남성 28명, 여성 1명으로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12개 협력사에서 배관·도장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법무부는 “특별기여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조선업계는 구인난을 해소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29가구는 현대중공업 측이 제공하는 울산 동구의 사택에서 생활한다. 지역사회 정착과 자립은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울산 동구청·교육청,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등이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재집권하자 현지의 한국대사관, 코이카 등에서 한국 정부의 재건 사업을 도운 아프간인 79가구 391명을 국내로 수용했다. 이후 1가구 6명이 미국으로 출국했고, 4명의 신생아가 국내에서 태어나 현재는 78가구 389명이 남았다. 이들은 여수의 임시생활시설에서 지내다 지난달부터 퇴소를 시작해 이날까지 71가구 349명이 울산·인천·김포 등에 정착했다. 남은 7가구 40명도 국내 취업이 확정돼 9일 퇴소할 예정이다.

이들의 이주를 곱지 않게 보는 지역 여론도 있다. 29가구의 이동으로 가장 많은 특별기여자가 정착하게 된 울산에서는 지난 4일부터 시청과 구청 홈페이지에 ‘이주 반대’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울산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정책제안 공간 ‘시민 다듬이방’에는 지난 6일 ‘시장님, 울산 동구 서부동쪽에만 집중해서 난민이 오는 것을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하루 만에 2800건의 공감을 받았다. 울산 동구청이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구청장과의 대화’ 게시판에도 지난 4일부터 특별기여자 수용 반대 취지의 게시글이 100여건 올라왔다.

유복렬 아프간인 정부합동지원단 총괄단장은 “염려하시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기여자들은 6개월간 한국 문화를 배워 준비된 상태에서 지역사회로 떠나는 것”이라며 “지역사회가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 임시생활시설에서 생활하며 기초 법질서, 금융·시장경제의 이해, 소비자 교육, 양성평등 교육, 심리치료 등 정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 법무부는 교육부·고용노동부와 정부합동지원단을 꾸리고, 초기 정착·취업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9일까지 특별기여자들이 모두 퇴소하면 임시생활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된 지원단은 정착 모니터링을 주로 하는 소규모 지원단으로 재편된다.

유 단장은 “지난 6개월간 물질적인 기부뿐 아니라, 아프간인들을 진료하거나 교육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찾아 주신 국민들이 많았다”며 “우리나라가 과거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 받은 것을 조금은 갚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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