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 맛집은 음식값 1000원을 왜 올렸을까?

양다영 PD · 윤기은 기자

월급이나 용돈은 그대로인데 자주 가던 식당 음식 가격이 오르지 않았나요? 요즘 벽에 걸린 메뉴판에 음식 가격을 바꾸느라 종이를 덧댄 식당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 1분기 4인 가구가 식비로 쓴 금액이 월평균 106만6902원이라고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지난해보다 9.7%나 더 많이 지출한 수치입니다. 소비자 외식 물가지수도 작년에 비해 6.1% 증가했습니다. 최근 외식 가격이 오른 이유를 ‘암호명3701’에서 찾아봤습니다.

#1_음식점

서울 중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지난달 튀김 가격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렸습니다. 한 달이나 고민한 결과였습니다. 식용유와 밀가루가 너무 비싸져 그대로 장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_식재료_도매업체

식용유와 밀가루를 식당에 판매하는 도매업체도 난감한 상황입니다. 밀가루와 식용유를 비롯한 수입 식재료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식용유는 올해 초와 비교해 가격이 두 배나 올랐습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빵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곡류를 많이 키우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전쟁 때문에 정상적인 농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자국 곡물 부족을 걱정한 몇몇 나라들이 수출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삼겹살 가격이 오른 배경인 가축 사료값 상승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5월 돼지 배합사료 가격은 1kg당 615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달 720원으로 올랐습니다.

#3_국내_농작물

우리나라 농작물도 수입 식재료와 마찬가지로 생산이 원활치 않습니다. 충남 서산시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농부 B씨는 지난해 거둔 양에 비해 약 30% 적은 양을 수확했습니다. 지난 봄 가뭄 때문이라며 “봄에 비가 와서 땅의 열기를 식혀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생육부진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2019년 9만~10만원이었던 일당이 지금은 12만~15만원으로 올랐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농민 C씨도 “작년에는 인건비와 비료 가격 상승 등으로 빚이 5억원 정도 생겼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농작 목적으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유박비료’를 뿌려야 하는데 값이 1년 사이 30% 가까이 급상승했습니다. C씨는 지난해 비료 20kg을 정부의 보조를 받고 약 6500원에 살 수 있었지만, 올해에는 약 8500원을 냈다고 합니다.

#4_화물_운송업자

“기름값 미쳤나 봐.”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만난 화물차 기사 D씨의 말입니다. D씨는 국내에서 생산된 농작물을 실어 나르는 화물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6월 한달 동안 주유비만 70만~80만원이 들었다며 “기름값 올랐다고 경유 트럭을 팔아버릴 수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돌아다닐 때 에어컨 덜 트는 것뿐이다”라고 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ℓ당 평균 경유 가격은 3월 1826.93원에서 6월 2089.03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전쟁이 계속되면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요즘 식당에서 음식값이 500원 또는 1000원씩 오른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내 최애 맛집은 음식값 1000원을 왜 올렸을까?[암호명3701]

잔소리 대신 식탁에서 나누면 좋을 ‘1분 식톡’ 시리즈 열 번째 이야기.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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