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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빠 성만 써야 하지?
2019년 김준영씨(35)는 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혼인신고서에는 자녀에게 엄마 성을 물려줄지 표시하는 ‘성·본의 협의’ 란이 있습니다. 누구 성을 줄지 결정하지 못했던 준영씨는 구청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당시 직원은 “나중에 정정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습니다.하지만 직원의 실수였습니다.1년 뒤 준영씨는 자녀에게 엄마인 자신의 성씨를 물려줄 방법을 찾았지만 혼인신고서에 한 번 적힌 내용은 정정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 성을 물려줄 방법은 딱 하나, 이혼하고 혼인신고를 다시 하는 것이었습니다.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엄마 성씨를 자녀에게 줄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혼인신고 때 정하지 않으면 엄마 성을 물려줄 방법이 없습니다.준영씨는 이혼을 선택하지 않고, 본인의 성부터 엄마 성으로 바꿔보려고 했습니다. 준영씨는 ‘엄마 성 빛내기’ 프로젝트를 열어 124명(1월2일 기준)의 동료를 모았습니다. 엄마 성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들의 도전은 법... -
‘이 단톡’ 들어갔다 정학당한 대학생?
총신대는 지난달 13일 A씨에 대해 징계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인권 모임 카카오톡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 들어갔다는 게 이유입니다. A씨가 참여한 모임이 ‘동성애 지지’에 해당해 징계 사유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학부 졸업예정자였던 A씨는 징계위 결과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습니다.A씨가 들어간 단체 메신저 대화방은 총신대 대학생들이 꾸린 성소수자 인권모임이었습니다. A씨는 지난달 2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 이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인 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징계심의위에서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은 한 개인을 형성하는 정체성이며,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김영숙 총신대 학생지도위원장은 “징계는 기독교 정체성과 건학 이념 및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총신대는 ‘기독교 신앙인의 미덕에 반하는 행위(음주, 흡연, 동성애 지지 또는 동성애 행위 등)를 한 학생’을 특별지도 또는 징계할 수 있다는 규정을 2016년 만든 것으로 ... -
인생네컷 못 찍는 MZ세대?
“네 컷 사진은 필수 코스인데, 저는 못 간 지 3년째예요”최근 MZ 세대에게 ‘마라탕후루’만큼 유행하는 ‘네 컷 사진’은 친구들과 놀 때 필수 코스입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대부분의 포토 부스는 접근조차 어렵습니다.지난 10월 경향신문은 전동휠체어로 이동하는 지체장애인 A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방 네 컷 사진 점포 9곳을 찾았습니다.처음 도착한 점포에서는 입구 계단에 가로막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동행한 사람이 휠체어를 밀어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었지만, 턱이 2개 이상인 곳은 불가능했습니다. 이날 찾아간 9개 점포 중 3개 점포에만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경사로가 있었습니다. 출입문이 미닫이가 아닌 여닫이인 경우에도 주변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휠체어가 점포 안에 들어갈 수 있다 해도 바로 ‘네 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부스가 휠체어 포함 사람들 여럿이 들어가기에 너무 좁았고, 발판이 휠체어를 가로막고 있는... -
우유 가격 역대급 오른 이유?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전년 대비 14.3% 상승했습니다. 14년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같은 달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의 생산비가 올랐다는 이유로 마실 수 있는 원유의 기본가격을 ℓ당 88원(8.8%) 올렸습니다.지난달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우유 가격은 국내 우유는 900㎖에 3000원, 폴란드산 수입 멸균 우유는 1ℓ에 1900원이었습니다. 비교적 값싼 외국산 우유를 사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지난달 8일 젖소 35마리가 있는 전남 영광의 한 목장을 찾았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목장주 김용철씨(65)는 “국내 원유 생산비가 오른 이유는 다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국제 물류 대란’ 여파로 젖소의 먹이인 건초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김씨는 “건초와 배합사료를 합해 한 달 사룟값이 3000만원”이라며 “사룟값이 원유 생산비의 70% 정도”라고 말했... -
홍대에 모인 지뢰계 청소년?
레이스와 리본 달린 옷을 입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틱톡 영상을 찍는 학생들. 지난달 11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경의선 책거리의 모습입니다. 이곳에 모인 청소년들은 ‘지뢰계’ 문화를 추구합니다. ‘화려한 공주풍 패션’이 이들의 특징이죠.최근 한 유튜버는 이곳에 모인 ‘지뢰계’ ‘경의선 키즈’가 조건만남을 한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이 자해와 성매매를 하는 가출 청소년이라고 보도했죠. 일본 가부키초 근처에서 노숙하는 가출 청소년 ‘토요코 키즈’에 빗대 우리나라에도 가출·성매매·자해로 얼룩진 ‘경의선 키즈’가 생겼다는 내용으로요. ‘지뢰계’는 정신이 불안정해 밟으면 터진다는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은어입니다.학생들은 억울하단 반응이었습니다. 중학생 A양은 “지뢰계는 원래 안 좋은 뜻이지만 우리는 그런 뜻으로 쓰지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B씨는 행인 2명이 아이들을 향해 ‘쟤네 다 성매매하는 애들’이라고 외치는 장면을 봤다... -
캄보디아 초등학교 교실 모습은?
11월20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어린이의 날’입니다. 전 세계 어린이의 권리를 생각하자는 기념일을 맞아 암호명3701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북동쪽으로 190㎞ 떨어진 농촌 츨롱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꿈은 경찰, 선생님, 축구 선수였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하루를 따라갔습니다.지난달 31일 오전 비알깐생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숫자 세는 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큰소리로 1부터 5까지 숫자를 캄보디아 언어인 크메르어로 외쳤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저마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파란색 펜으로 배운 숫자를 썼다 지우며 놀았습니다.방과 후에는 도서관으로 가는 어린이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인터넷 강의를 보거나 동화책을 읽으면서 글자를 익혔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옛 끔엿은 도서관에 마련된 태블릿 PC 화면을 빠르게 누르며 크메르어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옛 끔엿은 게임이 재밌어서 도서관... -
내년 간호대 입학 정원 늘린다고?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2025학년도부터 간호대 입학생을 지금보다 약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3학년도 전국 간호대 정원인 2만3183명보다 4%가량 늘어나는 겁니다.복지부가 밝힌 증원 이유는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미 2019년부터 전년 대비 700명씩 간호대 신입생을 더 뽑고 있지만 여전히 모자랍니다. 올해 6월 인구 1000명당 임상 활동 간호사 수는 OECD 평균 8.0명이지만 한국은 5.02명에 그쳤습니다.병원에 남은 간호사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간호사 혼자 담당해야 하는 환자는 평균 22.6명에 달했습니다. 지난 31개월간 국립대 병원을 그만둔 간호사는 4638명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36명은 2년도 안 돼 병원을 나왔습니다. 수도권 이외 병원에서 일하려는 간호사는 훨씬 부족합니다.간호사를 늘린다고 간호사들의 과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직장 내... -
빈대에 더 취약한 이곳?
서울을 떠나 천안역에서 멈춰 섰던 특급열차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4호차 30여 개 자리에서 빈대가 나타난 것이다. 빈대를 본 승객들이 일시에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혼란이 빚어졌다.- 1970년 6월17일 경향신문 기사위생이 나빴던 과거에나 발견되던 빈대가 다시 나온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고 신고했습니다. 이후 인천의 한 사우나와 KTX 객실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한 방역업체는 지난달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13개 구에서 24건의 방역 작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그보다 앞선 지난 5월부터 빈대한테 심각하게 시달린 곳이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고시원 벽지에는 검은 얼룩이 가득했습니다. 모두 빈대를 잡은 자국입니다. 방문의 떼어진 시트지 사이로 빈대 배설물과 알을 깐 흔적도 가득했습니다.방끼리 붙어 있는 구조인 쪽방촌과 고시원은 빈대가 퍼... -
법원에서 여성 판사를 만날 확률은?
“여자가 판사라니! 시기상조요.”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인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여성 최초 사법고시 합격자 이태영 박사의 판사 임용을 거절하며 한 말입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법원 상황은 달라졌을까요?지난 8월 기준 전국 법원에 있는 여성 판사는 35%밖에 되지 않습니다. 고등법원 60개 재판부 중 여성 법관이 한 명도 없는 재판부가 50.8%로 절반이 넘습니다. 올해 서울고등법원에 새로 보임된 ‘고법 판사’ 15명 중 여성 법관은 한 명도 없습니다. 최근 5년간 서울고법 신규 보임 판사 중 여성이 0명이었던 적은 올해뿐입니다.높은 자리일수록 여성 판사는 더 부족합니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3명입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임명한 대법관 세 명은 모두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으로 불립니다. 그동안 대법원에서 일했던 판사는 모두 156명인데 그 중 여성은 겨우 8명입니다. 1948년 제헌 헌법 제정 후 여성 대법원장은 단 한 번도 나오지 ... -
이태원 참사 1주기, 핼러윈 모습은?
오는 31일 핼러윈을 앞두고, 올해는 그동안과 다른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지난해 10월29일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은 159명이 희생된 참사 영향입니다.지난 27일 부산 수영구에 있는 한 미국계 창고형 대형 할인점을 찾았습니다. 매년 이 매장을 장식했던 핼러윈 관련 상품들이 올해는 사라졌습니다. 매장 관리 직원은 “핼러윈 장식품은 올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안내했습니다. 대신 크리스마스 기획전을 앞당겨 크리스마스트리, 눈사람 모양 조명 등을 매장 1층에 크게 진열했습니다.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계도 핼러윈 관련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기획전을 마련하지 않거나 관련 상품 품목 수를 줄였습니다.지자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대구 남구는 5년간 개최하던 핼러윈 축제를 중단키로 했습니다. 경북 안동시 등 몇몇 지역에서도 올해 핼러윈 축제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놀이공원에서도 추수감사절, 독일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