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노동자 배합기에 끼어 사망

조해람 기자
경기 평택시 SPL 공장. SPC그룹 제공

경기 평택시 SPL 공장. SPC그룹 제공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SPC그룹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배합기에 몸이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해당 업체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경찰은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쯤 경기 평택시의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A씨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숨졌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A씨가 높이 1m가 넘는 배합기에서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작업현장에는 다른 직원 1명이 함께 있었지만 사고는 해당 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일어났다.

숨진 A씨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홀로 어머니와 남동생을 부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사고가 일어난 SPL은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없었기 때문에 경찰은 현장 상황과 A씨 동료 및 업체 관계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A씨가 사고를 당하게 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노동계는 철저한 조사와 SPC의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파리바게뜨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는 이날 “사고를 예방할 교육도, 사고를 예방할 조치도 없이 위험한 공정에서 홀로 피해자를 작업하게 한 것이 결국 안타까운 사고를 유발했다”며 “결국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SPC그룹은 이제라도 그룹사들의 노동환경, 노동안전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7일 SPL 평택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 조사와 경영책임자 엄정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불과 1주일 전에도 산재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7일 협력업체 직원 A씨가 생산라인 벨트에 손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노조는 “사측이 의무실 이송 후 다친 노동자가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협력사 직원인걸 확인하고는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PC 관계자는 “부상이 크지 않았고, 해당 직원이 원해서 병원에 갔다 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애도를 표하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에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 차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사고 경위 파악에 들어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요즘같이 경제가 힘들 때 형편이 어려운 분들, 또 짐을 짊어지고 있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일어난 사고에 대해 한번씩 더 들여다보고 챙기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빈소를 찾아 “가족을 부양하는 사회초년생 청년근로자에게 일어난 사고라 너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철저한 원인조사와 함께 엄중한 수사를 통해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명․처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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