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도 뒤늦은 대국민 사과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무한 책임”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의 뒤늦은 첫 공식 사과다.
박 구청장은 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며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을 생각하면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기간이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수습하겠다”고 말했다.
구청 차원에서는 사고 수습이 완료되는 대로 사전에 대응이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확인하고 면밀한 대책을 세울 것도 약속했다.
박 구청장이 사고에 대한 사과 입장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해밀턴호텔 옆 골목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박 구청장은 사고 다음 날 오후 늦게 발표한 첫 입장문에서는 “사상자 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며 “용산구는 연말까지 애도 기간을 정하고 불필요한 관내 행사와 단체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을 뿐 사과의 표현은 없었다.
공식적인 사과 없는 뒤늦은 입장 표명에 비판이 일면서 용산구는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는 구청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태원 핼러윈에 대해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사고 이후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이번 사고 책임을 묻는 말에 대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 장관은 이날 행안위에서 “경찰의 사고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