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가장 많이 부는 방향으로 건설
활주로 길이와 지구온난화는 관련
활주로 번호는 북쪽 기준 방위각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에는 어떤 과학이 담겨있을까.
활주로를 건설하는 부지로는 초목 지대, 그 중에도 저지대가 적합하다. 토양 유실 위험이 적고 소음 피해를 줄여주며, 새가 잘 서식하지 않아 버드스트라이크 사고도 줄일 수 있어서다.
또 다른 핵심 조건은 바람이다. 비행기는 바람을 안고 이착륙한다.
이륙할 때는 공중에서 비행기를 머물게 하는 힘인 양력을 얻기 수월하고, 착륙할 때는 비행기의 속도를 떨어트려 제동 거리를 짧게 해 사고 위험과 연료 소비를 줄여준다. 때문에 활주로를 건설할 때는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방향으로 건설하는 것이 정석이다.
겉으로는 일반도로와 비슷하지만 활주로 두께는 수 백t의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아스콘 포장이 일반 도로보다 3배 가량 두꺼운 1m 안팎으로 시공된다.
활주로에는 평행 활주로와 교차 활주로 등 두 가지가 있다. 바람 방향이 대체로 일정한 장소는 평행 활주로로,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장소는 교차활주로로 지어진다.
비행기를 이용하다 보면 활주로 양쪽 끝에 두 자리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숫자는 활주로 번호이자, 360도 방위각을 나타낸다. 조종사는 이 번호로 방향을 참고한다.
나침판과 같이 북쪽을 기준으로 활주로 방향과 각도에 따라 부여되는 번호다. 활주로 방위를 10으로 나눠 소수점을 제외한 정수로 표시한다. 나침판에 표시된 북쪽은 36번(360도), 남쪽은 18번(180도)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활주로 한쪽 번호가 33번(330도)이면 다른 끝은 나침판 바늘침이 가리키는 15번(150도)이 된다. 따라서 세계 어느 공항이든 활주로 번호는 36번까지만 존재한다.
‘L·C·R’ 이란 각각의 알파벳 뒤에 숫자가 표시된 것은 공항 내 같은 방향 활주로의 왼쪽·중앙·오른쪽을 의미한다.
활주로 길이는 지구온난화와도 관련이 깊다. 주변 기온이 올라가면 밀도가 떨어져 추진력에 필요한 공기량과 압축량이 줄어든다. 여름철 비행기의 활주 거리가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공항은 이런 기후변화를 고려해 활주로가 건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