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사진가
Fine Dust Series 광화문. 2018. 한기애

Fine Dust Series 광화문. 2018. 한기애

1960년대는 고학력자들이 서독에 광부로, 간호사로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던 때였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그룹 미팅이라는 것을 처음 나갔는데 군대를 제대하고 복귀한 아저씨 같은 대학생이 섞여 있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그는 어눌한 어조로 ‘환경 연구’를 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가 결국 그가 딱하게 여겨졌다.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그런 일을 한다고 할까? 아무튼 그의 얼굴은 잊었지만 그때 들었던 그 생경한 단어 ‘환경’이라는 말이 이렇게 빨리 절망스러운 화두가 될 줄은 몰랐다. 당시에는 의식주만 해결되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겠다 싶은 시대였다. 이제 환경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위협적인 요소의 근원이 되고 있다.

한기애 작가는 2016년부터 극심한 미세먼지(Fine Dust)에 둘러싸인 환경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는 매일매일의 미세먼지 수치를 적어가면서 시간대별로 촬영을 했다. 가장 맑은 날을 ‘0’으로 보았을 때 ‘13’이란 수치는 우리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저주의 환경을 의미했다. 그의 작업은 종과 횡으로 나뉘면서 기상캐스터 이상의 데이터와 결과를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요소인 팩트와 한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감각적인 작업을 보며 우리는 감탄과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게 된다.

날마다 쓰는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과, 필요 이상의 재건축으로 인한 폐자재의 유출과 각종 산업 폐기물들이 지구를 멍들게 하고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 감당할 수 없는 업보를 물려주고 있음을 작가는 ‘Fine Dust’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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