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방시혁의 심장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노래와 세상] 방시혁의 심장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의 시작은 작곡가였다. 초창기에는 주로 발라드를 만들어서 가수들에게 주었다. 그의 히트곡을 살펴보면 유독 심장이 자주 등장한다. 백지영의 히트곡 ‘총 맞은 것처럼’에서는 “심장이 멈춰도 이렇게 아플 것 같진 않아/ 어떻게 좀 해줘. 날 좀 치료해줘/ 이러다 내 가슴 다 망가져. 구멍 난 가슴이”라고 노래한다. 백지영은 이 노래를 받아들고 ‘좀 맞은 것처럼’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러나 방시혁이 “나를 믿고 총으로 가자”라고 해서 결과적으로 크게 히트했다.

박진영이 제작한 2AM의 히트곡 ‘죽어도 못 보내’에도 가슴(심장)이 등장한다. “정말로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 아프지 않게 나 살아갈 수라도 있게”라고 애절하게 노래한다. 2AM은 방시혁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 앨범으로 2010년 연말에 각종 상을 휩쓸었다. 노래방에서 가슴을 부여잡고 이 노래를 불렀던 팬들도 많았다.

방시혁의 최고 히트곡으로 꼽히는 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라는 노래는 제목부터 심장이 등장한다. “나는 심장이 없어 나는 심장이 없어/ 그래서 아픈 걸 느낄 리 없어/ 매일 혼잣말을 해내게 주문을 걸어/ 그래도 자꾸 눈물이 나는걸.” 혼성 3인조 그룹 에이트는 이 노래로 명성을 얻었다. 이들은 방시혁이 설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론칭한 그룹이기도 하다.

방시혁의 심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BTS의 노래 중에도 심장은 자주 등장한다. 그룹 에이트의 노래를 리메이크하여 불렀다. 대표곡 ‘버터’에서도 “잘 들어/ 내가 거울을 볼 때면/ 난 너의 심장을 두 개로 녹일 거야”라고 노래한다. 이제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가 된 방시혁은 일찌감치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해야 좋은 노래라는 비밀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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