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기독교계 목소리

기독교 지도자들이 어제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는 평소 정부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진보 인사와 함께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한기총)의 최희범 총무, 중도적인 교단장협의회의 조성기 사무총장, 순복음 교회의 조용기 목사 등이 참여했다. 비록 개인 자격이긴 하지만 이들의 동참은 대북 정책 전환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가 하나로 통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 정권과의 차별화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서는 정부에 “균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들은 비단 정부만 비판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이념대결적이고 낮은 단계의 정치게임의 관점에서 남북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경직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통미봉남(通美封南)’, ‘통민봉관(通民封官)’ 정책을 ‘통미통남(通美通南)’ ‘통민통관(通民通官)’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이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반도 주위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싱크 탱크 역할을 했던 미 진보센터(CAP)가 북한과의 접촉 지속을 위해 차기 정부에 취임 100일 내에 대북 특사 파견을 주문한 것은 대북 문제에 대한 오바마 당선자 측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변화를 예고한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눈치보기만 하고 있는 듯하다.

이명박 정부는 “기다림도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일면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 전략의 요체는 타이밍에 있다. 적절한 순간에 움직이지 않으면 기다림은 오히려 실패를 담보할 뿐이다. 기독인들의 목소리는 기다림의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남북 경색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방안은 무수하다. 북한도 기독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길 바란다.


Today`s HOT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해리슨 튤립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