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피 못 잡는 민주당, 열린민주 합당 넘어 전면 쇄신해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촉구하며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을 만나야 한다. 저부터 선대위 너목들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선된 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는 모습. 강윤중 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촉구하며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전면배치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지역과 현장으로 가서 시민을 만나야 한다. 저부터 선대위 너목들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선된 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는 모습. 강윤중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열린민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키로 했다. 당 쇄신을 요구하는 초선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정치제도를 개혁할 혁신위원회도 구성키로 했다. 대선 후보와 당 지지율 모두 야당에 밀리고, 국정에서도 굼뜨고 무기력한 ‘공룡여당’ 행태에 급기야 당내에서 경고음과 몸부림이 터져나온 것이다. 시민들은 이런 변화를 모색하는 당에 진정성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단순히 정치세력 간 통합을 넘어 집권여당 전면 쇄신의 계기가 돼야 한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친문재인 성향의 여당 공천 탈락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급조한 의석 3석의 비례정당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지원하고 검찰·언론 개혁을 추동하겠다는 기치를 앞세웠지만, 개정 선거법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허점을 파고든 또 하나의 ‘위성·기생 정당’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정치적 가치와 지향이 대동소이한 양당의 통합은 대선 앞 범여권 정치세력 간 재결합일 수 있다. 그러나 선거법을 희화화한 자성이 전제돼야 하며, 여당은 또 다른 위성정당이 출현하지 않도록 선거개혁의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집권여당의 변화와 각성은 보다 근본적일 필요가 있다. 초선인 이탄희 의원은 169명 의원 전원이 포진한 선대위가 의사결정과 소통의 역동성을 잃었다며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았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렇게 유유자적 여유 있는 분위기는 참패한 2007년 (대선) 때 보고 처음”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대선 후보만 죽어라 뛰고, 의원들은 지방선거나 챙기며 절박함이 없는 당이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2012년 (대선에서) 질 때는 의원들이 여의도에 있었고, 2017년 이길 때는 다 현장에 가 있었다”며 지금은 모두 여의도에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 사람 모두 코로나19 방역 위기나 요소수 사태까지 덮친 국정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고 대선 경고등도 켜진 집권당의 현주소를 냉정히 짚었다.

‘지리멸렬’은 조직이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웰빙’은 역사적 소명 의식이나 당·국가의 현실을 망각하고 각자의 살길과 편안함만 도모하는 정치를 비유한다. 경선 후유증이 한 달을 넘도록 무사안일하고 국정주도력마저 약해진 집권여당은 ‘지리멸렬·웰빙’ 정당이라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무력하고 민심에 둔감한 집권당은 민생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은 안팎의 쓴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역사 앞에 겸허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쇄신과 정풍(整風)의 고삐를 당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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